한반도 평화 향한 31년 1천500번의 기도…"희망 간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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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향한 31년 1천500번의 기도…"희망 간직해야"

연합뉴스 2026-02-10 20:24: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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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1천500번째 '화해 미사' 봉헌

정순택 대주교 "평화의 길이 더 용기 있는 결단…완고함 돌아봐야"

정순택 대주교 정순택 대주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하나의 지향으로 31년 가까운 시간 동안 꾸준히 정기 미사를 봉헌해 온 것은 한국 천주교 전체 역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입니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의 화해와 일치가 우리 민족에게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지를 보여줍니다."

남북 화해와 평화를 기원하며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매주 화요일 여는 미사가 1천500회를 맞았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민화위)는 10일 오후 7시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의 집전으로 제1천500차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이하 화해미사)를 봉헌했다.

화해미사는 광복 50주년인 1995년 3월 1일 분단의 벽을 허물고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도모하기 위해 민화위가 발족한 후 곧바로 3월 7일 시작됐다. 이후 코로나19 시기 일시 중단된 것 등을 제외하곤 31년 가까이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빠짐없이 명동대성당에서 진행하고 있다.

첫 미사는 당시 서울대교구 교구장 겸 평양 교구장 서리였던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 집전했고, 이후엔 그 해 새로 서품받은 새 사제와 수도회 민족화해 관련 사목자들이 집전해왔다.

1천500차를 맞아 직접 집전에 나선 정순택 대주교는 "지난 30여년간 1천500번의 미사를 봉헌하는 동안 한반도엔 많은 일이 있었다. 손을 조금만 내밀면 곧 평화가 잡힐 듯한 순간도 있었고 대화가 끊기고 무력충돌 직전까지 치달았던 때도 있었다"며 "지금도 간절한 바람과 달리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대화를 다시 시작해야할지 길을 찾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정 대주교는 "그러나 평화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오히려 나약하거나 비현실적인 것이 아니라 더 용기 있는 결단이고 새로운 관계를 위한 당당한 발걸음임을 역사는 잘 보여준다"며 "남북 화해와 한반도 평화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만든 갈등을 우리가 풀 수 있다는 희망을 간직할 때 평화로운 한반도는 결코 불가능한 미래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 "남북 관계에서도 우리의 완고함과 우월 의식을 돌아봐야할 것이다. 우리가 경제적으로 더 잘 산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를 업신여기고 있지 않은지 성찰해야 한다"며 "서로를 형제, 이웃으로 바라볼 때 상처를 극복하는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화해를 위한 기도는 북녘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남북 천주교의 합의에 따라 1995년 8월 26차 미사부터는 평양의 장충성당과 약속한 성프란치스코의 '평화를 구하는 기도'를 같은 시간에 함께 하고 있다.

400여명이 참석한 이날 명동대성당 미사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참석해 축사를 했고, 민화위 초대 위원장인 최창무 대주교도 참석해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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