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 대강을 발표하였다. 수년 동안 한반도에서 긴장이 이어져온 터라 국민들은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이 정책은 안도감을 줄 것이다.
이 발표는 정부의 높은 평화 의지와 국민들의 평화 여망을 담아 평화정착 방향과 방안을 두루 담고 있다. 이 정책 이름이 널리 써오던 대북통일정책이 아니라 '한반도 정책'인 점이 인상적이다. 다만, 평화공존정책보다는 평화정책이 더 적절하다고 본다. 필자는 큰 방향에 공감을 표하면서 이 정책의 성공을 위한 세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정부는 평화공존정책의 사상적 뿌리를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에서 찾고 있다. 이 기회에 한국인의 평화사상을 널리 찾아 K-평화사상을 풍부하게 하고, 세계의 평화사상들과 교통하는 문화·학술작업이 필요하다.
원효의 화쟁사상, 최치원 풍류사상에서부터 퇴계, 율곡, 정조를 거쳐 동학, 원불교, 김구, 김수환, 김대중, 장일순, 김지하 등 한국인의 평화사상은 폭넓다. 이들 사상을 한반도 평화정책의 사상적, 역사적 자양분으로 불러올 때 정책 지지도를 높일 수 있다.
또 평화는 인간의 역사만이 아니라 인간 외 생명의 생성 및 운동 과정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미생물의 공생에서 출발해 우주 공생으로 나아가는 린 마굴리스의 공생론은 평화정책에도 응용할 가치가 크다. 평화를 말할 때 흔히 공존·공영을 거론하지만 이는 대립하는 집단 사이의 공감을 전제로 한다는 데 유의할 필요가 있다. 삼공주의가 평화의 근간인 셈이다.
둘째, 위 정책서에서 통일은 평화에 비해 소극적으로, 적게 언급되고 있다. 남북대화의 중단, 국민들의 낮은 통일 여론, 그리고 이재명 정부 기간 등이 고려되었을 것이다. 선명한 "흡수통일 불추구" 원칙과 "통일지향의 평화공존" 방침에서 평화와 통일의 관계는 모호하다.
정부와 언론에서는 선 평화, 후 통일이라는 구도에 공감대가 크다. 대신 평화와 통일의 상호관계에 대한 논의는 부족하다. 평화와 통일이 모두 과정적 성격임을 인정한다면, 한반도 미래는 삼평주의에 의해 개척할 바이다.
곧 한반도는 평화공존-평화통일-통일평화의 길을 가는 평화주의 통일의 비전을 갖는다. 그 사상적 기반으로 생명평화론을 제안하고 거기서 평화와 인권, 발전 등 보편가치는 조화롭게 추구할 수 있다. 이번 정책 발표에서 인권과 평화를 조화시킨다는 방침은 탁견이지만 도전 과제다.
셋째, 이번 정책 발표에는 정책 실행 체계에 대한 논의가 가장 미흡하다. 한반도 평화정책의 성공은 정부 차원에서는 통일부를 비롯해 국방부, 외교부, 국정원, 국가안보실 등 관련 정부 기관 사이의 협력과 역할분담이 관건이다. 두 번째 관건은 정부와 민간의 협력인데, 이 부분은 이번 발표에 적절하게 제시되어 있다.
다만, 통일 미래 세대와 재외동포의 역할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하나는 한국과 국제사회의 협력인데, 국제사회의 다양한 구성을 고려해 세부적인 준비를 통해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중 동북아시아 국가들과의 역내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
조소앙 선생의 삼균주의는 임시정부 헌법의 기초를 마련했는데, 한반도 평화 역시 평화정치, 평화경제, 평화교육의 세 축이 조화롭게 추진할 때 성공 가능하다. 이번 정책 발표가 그 출발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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