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레이디 두아〉는 모든 것이 가짜인 명품 브랜드 아시아 지사장 사라킴(신혜선)과 그의 욕망을 추적하는 형사 박무경(이준혁)의 이야기입니다. '가짜의 삶'을 사는 여성 캐릭터와 그를 둘러싼 사건으로 미스터리를 조성하는 방식을 퍽 새롭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당장 신혜선의 2024년 주연작 〈그녀가 죽었다〉의 전개나 설정도 비슷하거든요. 그래서 〈레이디 두아〉가 내세운 건 '두 명의 좋은 배우'입니다. tvN 〈비밀의 숲〉에서 검사 선후배 사이였던 신혜선과 이준혁이 8년 만에 쫓고 쫓기는 관계로 만났습니다.
넷플릭스 〈레이디 두아〉 신혜선과 이준혁
시리즈를 연출한 김진민 감독은 10일 열린 〈레이디 두아〉 제작발표회에서 "뒷이야기를 알 수 없도록 전개되는 대본 구성이 재밌다고 생각했다"며 "해야 할 일이 많은 대본이었고 딱 두 명의 좋은 배우가 필요했는데, 이 배우를 만나는 행운이 따르길 빌었다. 그리고 신혜선과 이준혁이 해 줬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극 중 사라킴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른 페르소나를 가진 인물입니다. 1인 다역이라고 봐도 좋은 설정이라, 연기하는 배우가 가장 중요한 캐릭터죠.
이를 두고 감독은 "(배우의 영향력이 큰 작품이다 보니) 캐스팅 하는 순간 제가 할 일은 끝났다고 봐야 하는데, 신혜선을 만나고 난 후 '나는 저 사람을 믿는다'는 마음 하나로 임했다"며 "상대 배우에게 집중하고, 자신을 믿으며 굉장한 집중력을 보여줬다. 현장에서 감탄한 적도 있다. 제가 특별히 뭘 한 것이 없다"고 신혜선의 연기를 극찬했습니다.
넷플릭스 〈레이디 두아〉 김진민 감독
언급했듯 〈레이디 두아〉에서는 사라킴이 미스터리를 담당하고, 박무경이 이를 파헤칩니다. 자연히 시청자들은 박무경의 시선에 이입하게 되죠. 그래서 만나는 사람마다 다른 페르소나를 꺼내는 사라킴만큼 박무경의 균형 감각도 중요합니다. 감독은 "박무경은 누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드라마 색깔을 좌우할 수 있는 캐릭터"며 "이준혁에게도 '쉽게 생각하고 들어오면 안된다'고 했는데, 현장에서 송곳처럼 날카로운 질문을 굉장히 많이 해서 연출 실수를 줄일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렇다면 배우들은 어땠을까요? 신혜선은 시시각각 바뀌는 사라킴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는 "모든 페르소나를 완전히 다른 인물처럼 연기해야 할 지 선택이 힘들었다"며 "대본을 끝까지 읽고 큰 변화를 주지는 못할 것 같아 의상이나 화장법 등 시각적으로 극명한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위해 의상팀과 분장팀은 각 페르소나의 콘셉트에 맞춰 '배우 신혜선이 보여준 적 없던 얼굴'을 위주로 아이디어를 냈다고 해요. 신혜선은 "평생 해 볼 메이크업 다 해 본 것 같다"며 "사라킴은 컬러렌즈나 속눈썹 등 정말 많은 걸 더했는데, 당시엔 불편했지만 지나고 보니 재미있었다"며 스태프들을 향해 감사를 표했습니다.
넷플릭스 〈레이디 두아〉
〈그녀가 죽었다〉와 〈레이디 두아〉의 설정상 유사한 부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습니다. 신혜선은 "〈그녀가 죽었다〉 한소라와 〈레이디 두아〉 사라킴은 완전히 다른 결의 캐릭터"라며 "한소라는 하수라고 생각한다. 사라킴은 굉장히 고수라서 실제로 두 캐릭터가 존재한다면 한소라는 사라킴을 쳐다도 못 볼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줬습니다.
반면 박무경 역의 이준혁은 사라킴의 굵직한 서사에 자신이 맡은 캐릭터의 스토리도 은은하게 녹아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그는 "박무경은 사회적 시스템에 의해 어딘가 눌려 있는 인물"이라며 "사라킴을 집요하게 추격하면서 극 중 모든 사람을 만나게 되기 때문에 건전한 긴장감이 필요했다"고 했습니다. 이준혁은 신혜선이 있었기에 마음이 편안했지만, 연기에 몰입할 때는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다고 덧붙였어요. 이 스트레스란 그가 말한 '건전한 긴장감'과 같습니다. 극의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촬영이 마냥 편하고 즐겁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뜻이죠.
넷플릭스 〈레이디 두아〉
〈레이디 두아〉 공개 전 가장 화제가 된 건 두 배우가 〈비밀의 숲〉 이후 재회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같은 경우 으레 공치사가 난무하기 마련이죠. "다시 함께 해서 좋았다"는 말은 진짜일지라도 뻔하게 들리니까요. 그런데 신혜선과 이준혁은 다음 작품까지 염두에 둘 정도로 더 깊게 호흡을 맞춘 모양이었습니다. 신혜선은 "(이준혁은) 여전히 잘생기셨고, 오랜만에 만나서 연기하는데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은 신뢰감이 있었다"며 "마음 편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이준혁도 "기본적으로 (신혜선에게) 신뢰가 있었다. 굉장히 훌륭한 일꾼이고 동료"라며 "편하고 좋기 때문에 또 만나고 싶다. 예전에 신혜선과 50대 쯤 작품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부부로 만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어요.
재회 구상이 매우 구체적입니다. 이준혁은 "이 부부는 주변의 유혹이 있는데 귀찮아서 불륜을 하지 않는다"며 "집 소파에 계속 앉아 있고, 넷플릭스만 보다가 결말에는 부부가 발을 떼서 집 밖으로 나가는 내용"이라고 했어요. 신혜선과 이준혁이 작품을 맡아줄 수 있냐고 묻자 김진민 감독은 "셋 다 거저 먹을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넷플릭스 〈레이디 두아〉
신혜선은 〈레이디 두아〉에서 이준혁과 대화를 주고받는 대목을 지금껏 경험한 장면 중 가장 집중했던 부분으로 꼽았습니다. 그는 "이준혁의 집중력이 시각적으로 보이는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며 "그래서 나도 이준혁의 눈썹 개수까지 알 정도로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준혁은 "사실 제가 집중할 건 딱 한 명 뿐이라 제 눈이 좋은 카메라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집중했다"고 거들었고요.
넷플릭스 〈레이디 두아〉
이번 작품을 통해 지금껏 해 온 '툭 튀어나온 듯한' 역할 대신 어우러지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이준혁은 "뭔가가 진짜가 되는 건 여러 사람의 믿음 덕인 것 같다. '매력적'이라는 가치도 시대의 마음"이라며 "여성 캐릭터가 순수하게 욕망하는 이야기가 지금 시대에 필요하고, 또 재밌지 않을까. 여러 사람들이 〈레이디 두아〉를 진짜라고 믿어 주셨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당부했습니다. 시리즈는 13일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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