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재판소원법안에 '반대의견' 제출…"4심제·국가경쟁력 약화"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이달 처리를 예고한 재판소원(법원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제도를 놓고 대법원이 "헌법 개정 없이 입법으로 도입할 수 없고, 결국 국가 경쟁력 약화와 '희망고문'을 유발할 것"이라며 국회에 반대 의견을 냈다.
정치권에 따르면 대법원 소속 법원행정처는 10일 김기표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안에 대한 36쪽 분량의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민주당이 재판소원 도입을 포함한 이른바 '사법개혁' 법안을 이달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사법부에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대법원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101조 1항), '법원은 최고법원인 대법원과 각급법원으로 구성한다'(101조 2항)고 정한 헌법 조항을 들어 "헌법은 재판에 대한 불복을 대법원에서 끝내도록 한계를 설정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나아가 "이는 '재판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서 하되, 최고법원인 대법원의 재판을 최종심으로 해야 함'을 명시한 것"이라며 "법원이 아닌 곳에서 재판한다든지, 불복이 있다 해서 대법원을 넘어서까지 재판을 거듭한다면 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제도 도입의 긍정적·부정적 측면을 떠나 현행 헌법 하에서 입법만으로 재판소원을 도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정책적 관점에서도 재판소원 도입 시 결국 '4심제'가 돼 "재판의 지속과 반복으로 국가경쟁력 약화를 초래한다"는 의견을 냈다.
대법원의 재판은 단순한 '법률심'이 아닌 '법률심 겸 헌법심'이라고도 강조했다. 민·형사소송에서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헌법과 법률, 명령 규칙 위반이 가장 중요한 상고이유라는 점에서다.
대법원은 재판소원에 적극 찬성 입장을 밝혀온 헌재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비판을 내놓았다.
그간 양측은 법률 해석, 판결에 대한 위헌 소지 판단 등의 사안에서 신경전을 벌이는 등 갈등을 빚는 모습을 종종 보여왔는데, 이번 재판소원 문제를 놓고선 대법원은 분명한 목소리를 내면서 헌재 입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헌재는 재판소원이 '헌법심'으로서 "확정 재판에 대한 헌법상 기본권 구제 절차"라고 주장하며 도입에 찬성해왔는데, 대법원은 이를 두고 "본질과 실체를 호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소원 역시 '헌법심 겸 법률심'으로서 법원의 법률을 포함한 법규의 해석·적용 및 그에 기한 판단이 헌법 위반인지 판단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법원은 "대법원의 결론이 헌재에서 뒤바뀔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매우 희박하리라 예상 가능해 거의 모든 사건에서 재판의 실질적 종결만 늦어지고 소용은 없는 고비용, 저효율 제도"라고 짚었다. 결국 전체적인 사법 체계에 혼란이 이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재판소원은 결국 중요한 정치적 사건이나 사회적 파급력이 큰 사건 등을 중심으로 극히 일부 사건만 선별적으로 이뤄질 것이어서 소송비용만 과다하게 지출하게 하는 희망고문"이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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