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사망 전 중증 돌봄과 장례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생애말기 필수산업을 단순한 복지 비용이 아닌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규제로 막힌 민간 공급 구조를 풀지 않으면 미래 세대의 재정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경고다.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사망 전 중증 돌봄과 장례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생애말기 필수산업을 단순한 복지 비용이 아닌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10일 한은이 발표한 '초고령사회와 생애말기 필수산업 활성화' 보고서에 따르면, 생애말기 고령인구는 지난해 29만2000명에서 2050년 63만9000명으로 2.2배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령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과장은 "가족 돌봄 기능 약화와 장례 문화 변화까지 맞물리면서 요양시설과 화장시설 수요는 고령화 속도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인프라는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4년 기준 서울의 노인요양시설 잔여정원은 생애말기 인구 대비 3.4%에 불과해 사실상 포화 상태지만, 일부 비대도시 지역은 여유가 있어 지역 간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화장시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의 화장시설 가동여력은 사망자 수 대비 -11.7%로 과부하 상태다. 코로나19 이전 86.2%였던 '3일 차 화장률'도 지난해 75.5%에 머물며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수요가 특정 지역과 시간대에 집중되면서 기존 인프라의 대응력이 한계에 도달한 결과다.
◆ "서울일수록 적자"…규제가 만든 공급 역설
한은은 이같은 수급 불균형의 핵심 원인을 법률·행정 규제가 만든 '인센티브 불일치'에서 비롯된다고 봤다. 전국 동일 수가 체계가 적용되면서 부동산 비용이 높은 대도시일수록 공급자가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구조라는 의미다.
실제 토지·건물 기회비용을 반영할 경우 경남에서는 요양원 운영 시 월 2000만원 흑자가 발생했지만, 서울에서는 월 800만원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요가 많은 도심일수록 신규 공급이 막히는 '입지 왜곡'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 "민간 자본 활용해야"…요양·화장 인프라 구조 개편 제언
한은은 해법으로 공공과 민간의 역할 재정립을 제시했다. 요양서비스는 공적으로 보장하되 토지·건물 비용인 '귀속임대료'를 비급여로 분리해 도심 내 공급을 유도, 병원 장례식장 내 소규모 화장시설 도입 등 분산형 인프라 확충을 제언했다.
현재 전국 62개 화장시설 가운데 민간이 운영하는 곳은 단 1개소에 불과하다. 신고제임에도 지자체 인허가 장벽과 님비현상으로 민간 진입이 제한되면서 공급 확대가 지연된 영향이다.
장 과장은 "생애말기 필수산업을 단순한 복지 비용이 아닌 저성장 국면의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산업적 기회로 바라봐야 한다"며 "민간 자본의 효율성을 활용한 규제 혁파가 초고령사회 연착륙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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