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가 글로벌 시장에서 2년 연속 연매출 1조원을 넘기며 국내 바이오의약품 가운데 드물게 '글로벌 블록버스터' 입지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피하주사(SC) 제형인 '램시마SC'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인플릭시맙 제품군 전체가 또 한 번의 도약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램시마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약 1조49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에 이어 다시 1조원 고지를 넘긴 것이다. 단일 바이오시밀러 품목이 수년간 안정적으로 1조원대 매출을 유지하는 사례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램시마는 종양괴사인자(TNF-α) 억제제 계열 치료제로 류마티스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에 처방된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가격 경쟁력과 임상 신뢰도를 동시에 확보하면서 처방 기반을 넓혀 왔다.
최근 매출 확대에는 유럽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병원 방문 없이 자가 투여가 가능한 제형 수요가 늘면서, 정맥주사(IV) 중심이던 인플릭시맙 시장이 피하주사(SC)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흐름 속에서 램시마의 SC 제형이 자연스럽게 대체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실제 램시마는 유럽 주요 국가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영국과 스페인, 독일 등 대형 시장에서 절반 안팎의 점유율을 확보했고, 일부 국가에서는 60~70%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 제품에서 램시마로 전환한 뒤 다시 SC 제형으로 옮겨가는 '듀얼 포뮬레이션' 전략이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은 여기에 '액상 제형'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추가했다. 기존 동결건조 제형은 투여 전 조제 과정이 필요했지만, 액상 제형은 준비 시간이 짧고 사용 편의성이 높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조제 부담과 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병원 운영 측면에서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회사 측은 북유럽을 시작으로 유럽 전역에 액상 제형을 순차 출시할 계획이다. 기존 처방을 유지하면서도 편의성을 높인 만큼 추가적인 점유율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처방 환경이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제형 다양화가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램시마와 함께 성장 축으로 떠오른 것은 램시마SC다. 램시마SC와 미국 판매 제품인 '짐펜트라'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약 8,394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가까이 늘었다. 단기간에 8천억원대를 돌파하며 블록버스터 기준인 1조원에 근접한 규모다.
특히 미국에서는 신약 지위로 출시된 짐펜트라가 처방 확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출시 이후 월평균 처방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유지하며 점진적으로 시장을 넓히는 모습이다. 유럽에서도 SC 제형 비중이 높아지면서 램시마SC 처방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램시마에 이어 램시마SC가 '국내 2호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단일 기업에서 두 개의 블록버스터를 동시에 보유하게 되는 셈으로, 국내 바이오 산업 전반에도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가격 경쟁만으로는 한계가 있는데, 셀트리온은 제형 혁신과 시장 세분화 전략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인플릭시맙 제품군이 묶음으로 성장하는 구조를 만든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올해도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처방 확대와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기존 정맥주사, 피하주사, 액상 제형을 아우르는 '라인업 전략'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바이오 의약품이 글로벌 무대에서 얼마나 더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지, 램시마 시리즈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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