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선보인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제미나이'가 국내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이용자를 끌어모으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신규 설치 건수에서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사실상 독주 체제를 이어온 챗GPT를 본격 추격하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올해 1월 기준 제미나이의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약 12만3000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7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초만 해도 수천 명대에 머물던 이용자가 1년 만에 10만명 선을 가볍게 돌파하며 단숨에 '주요 AI 앱' 반열에 올라섰다.
특히 최근 한 달 증가폭이 눈에 띈다. 전달 대비 약 3만명 이상 늘며 30%가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단순한 완만한 상승이 아니라 '점프'에 가까운 성장세다.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대중 확산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미나이는 구글 검색, 안드로이드, 각종 생산성 서비스와의 연동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일부 사용자는 별도의 앱 설치 없이 구글 앱 내 기능으로 활용하고 있어, 실제 체감 이용자는 통계보다 더 많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이용자 저변이 빠르게 확대되는 구조다.
다만 현재까지 절대 강자는 여전히 챗GPT다. 같은 기간 챗GPT의 국내 MAU는 1천400만명을 훌쩍 넘겼다. 국내 생성형 AI 시장의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업무, 학습, 번역, 코딩 등 활용 범위가 넓어 일상 도구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성장 속도는 예전만 못하다. 전달 대비 증가율이 3%대에 머물며 둔화 조짐이 나타났다. 이미 상당한 이용자를 확보한 '포화 구간'에 진입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신규 유입보다 기존 사용자 중심의 안정적 유지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신규 설치 지표에서는 분위기가 더 뚜렷하다. 1월 제미나이 신규 설치 건수는 약 45만건으로 집계되며 두 번째로 많았다. 전달보다 7만건 이상 늘었다. 반면 챗GPT는 신규 설치가 70만건대로 여전히 1위지만, 전달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확장 국면에서 제미나이가 더 빠르게 사용자를 흡수하고 있다는 신호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제미나이 설치량은 수만 건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며 단기간에 수십만 건대로 올라섰다. 다른 AI 서비스들의 설치량을 크게 앞지르며 '2위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AI 앱 시장 전체를 보면, 챗GPT와 제미나이 뒤로 토종 통신사·플랫폼 기반 AI, 해외 검색 특화 AI, 신생 챗봇 서비스 등이 뒤따르는 다층 구조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이용자 규모 격차가 상당해 사실상 상위 2개 서비스가 시장을 주도하고, 나머지가 경쟁하는 '2강 다약'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전문가들은 제미나이의 성장 배경으로 '생태계 효과'를 꼽는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지메일, 지도, 문서 도구 등 이미 일상에 깊숙이 들어온 구글 서비스와의 결합이 자연스러운 유입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별도의 학습이나 적응 없이 기존 계정으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점도 진입 장벽을 낮춘 요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챗GPT는 브랜드 인지도와 기능 완성도, 다양한 확장 서비스(플러그인, API, 유료 모델 등)에서 여전히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기업과 개발자, 학생 등 충성도 높은 이용자층을 확보한 점도 강점이다. 결국 접근성 중심의 제미나이와 범용성·전문성 중심의 챗GPT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시장을 넓혀가며 경쟁하는 구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생성형 AI 시장이 사실상 한 서비스 중심 구조에서 다극 체제로 이동하는 초기 단계"라며 "이용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늘어나고, 서비스 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기능 고도화와 요금 인하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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