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부족 한 지붕, 인천국제공항 T2는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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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부족 한 지붕, 인천국제공항 T2는 전쟁 중

프라임경제 2026-02-10 14:54: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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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하 T2)을 이용한 직장인 A 씨는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탑승을 앞두고 출발부터 혼란을 겪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같은 공간을 사용하는 '한 지붕 체제'가 시작됐지만, 체크인 동선은 명확히 구분되지 않았고 안내 표지 역시 충분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A 씨는 수차례 줄을 옮겨 다니며 예정된 탑승수속 시간을 훌쩍 넘긴 뒤에야 카운터에 도착할 수 있었다.

#2. 라운지에서도 불편은 이어졌다. 가족여행을 위해 T2를 찾은 B 씨는 "라운지 입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안내를 현장에서 처음 들었다"며 "공항 애플리케이션에도, 사전 안내 문자에도 그런 내용은 없었다"고 토로했다. 성수기를 앞둔 시점이었지만 라운지 수용 한계에 대한 정보는 이용객들에게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다. 그 결과 일부 승객들은 이용권을 가지고도 대기하거나 발길을 돌려야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T2 이전은 물리적으로는 완료됐다. 그러나 현장의 체감은 달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을 앞두고 같은 터미널을 쓰게 됐지만, 운영 체계와 서비스 조율은 아직 '이전 중'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체크인 동선 혼선, 라운지 수용 한계, 지상조업 및 안내 인력 부족 등 준비 부실이 곳곳에서 드러나며 이용객과 현장 직원들의 불만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문제의 근본에는 T2의 설계 구조가 있다. T2는 애초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한 단일 항공사 운영을 전제로 설계된 공간이다. 체크인 카운터 배치, 보안검색 동선, 라운지 규모까지 모두 한 항공사 체제에 최적화돼 있었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이 대규모로 이전하면서, 물리적 공간은 공유하게 됐지만 운영 시나리오는 충분히 재설계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성수기를 앞둔 현 시점에서 이런 구조적 한계는 더 크게 드러난다. 이용객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두 항공사의 △체크인 △수하물 처리 △라운지 이용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 병목 현상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사전 시뮬레이션이나 단계적 이전, 시범운영 기간이 충분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제2터미널 이전 등으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단기 주차장의 주차난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단기 주차장에 만차 표시가 돼 있다. ⓒ 연합뉴스

이번 T2 이전은 단순한 공간 이동이 아니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의 상징적 장면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오히려 양사 운영 방식 차이와 준비 부족이 그대로 노출되는 무대가 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서로 다른 매뉴얼과 안내 방식, 부족한 인력 배치로 인해 직원들조차 혼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용객 입장에서는 더 직접적이다. 항공편 지연이나 안전문제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공항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예측 가능성과 편의성은 크게 훼손되고 있다. 공항은 여행의 시작이자 끝이다. 이 지점에서의 불편은 항공사 이미지와 통합에 대한 인식까지 부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

이용객 불편은 주차공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T2 이용객 증가에도 불구하고 주차공간 확충이나 운영 방식 조정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성수기와 주말을 중심으로 주차 대기 행렬이 길어지고 있다. 일부 이용객들은 터미널 진입 전부터 주차 대기 시간이 길어져 항공편 출발시간을 앞두고 불안감을 느꼈다고 호소한다.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이용객이 동시에 몰리는 구조에서 주차 수요 역시 급증했지만, 임시 주차장 안내나 사전 고지, 실시간 혼잡 정보 제공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공항 접근 단계부터 병목이 발생하면서, 터미널 내부 혼선 이전에 이미 이용객 경험이 훼손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차 문제는 단순한 편의시설 부족이 아니다. 공항 서비스의 첫 단계이자 이용객 동선 관리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현재의 주차 혼선은 T2 운영 전환이 얼마나 충분히 준비됐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해석된다.

아시아나항공의 T2 이전은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이다. 그렇다면 남은 선택지는 하나다. 얼마나 빠르게 운영체계를 정비하고 현장의 혼선을 줄이느냐다. 체크인 동선 재정비, 라운지 운영 방식 조정, 안내 인력 보강과 명확한 사전 공지 등은 더 이상 검토 과제가 아니라 즉각적인 실행 과제에 가깝다.

문제는 이 조율이 항공사 차원에서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같은 터미널을 사용하는 구조를 설계하고 승인한 주체는 항공사가 아니라 공항 운영자다. T2는 특정 항공사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운영하는 공공 인프라이며, 항공사 이전 역시 공항공사의 관리와 통제 아래 이뤄진다.

즉, 한 지붕 두 항공사 체제는 항공사 간 자율적 선택이 아니라 공항공사가 주도적으로 조율했어야 할 운영 전환 프로젝트였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체크인 동선 혼선, 안내 인력 부족, 라운지 수용 한계 등 기본적인 운영 변수들이 동시에 노출되고 있다. 이는 개별 항공사의 준비 부족을 넘어, 공항 차원의 사전 시나리오 설계와 검증이 충분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대규모 항공사 이전은 단순한 물리적 이동이 아니다. 이용객 동선, 보안 검색 병목, 수하물 처리 용량, 피크 타임 수요 분산 등 복합적인 변수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특히 성수기를 앞둔 시점이라면 부분 이전, 시범운영, 단계적 확대와 같은 보수적 접근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T2 이전 과정에서 이런 단계적 조정이 충분히 작동했는지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의문이 제기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스스로를 중립적 인프라 운영자로 규정해왔다. 그러나 항공사 통합이라는 특수한 국면에서는 단순한 공간 제공자를 넘어, 갈등을 조정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운영자 역할이 요구된다. 이번 T2 혼선은 공항공사가 그런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는지를 묻는 사례다.

현장 혼선의 비용은 결국 이용객이 먼저 치른다. 그 불편은 항공사 브랜드에 타격을 주고, 장기적으로는 인천국제공항 전체의 서비스 신뢰도를 흔든다. 공항공사가 통합 국면에서 보다 적극적인 조율과 보완에 나서지 않는다면, T2는 '통합의 상징'이 아니라 '준비되지 않은 운영 전환이 낳은 혼란의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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