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서 3주 가까이 이어진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10일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재선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도부에 전달하면서, 당내 기류는 속도 조절을 넘어 사실상 지선 이전 중단 쪽으로 급격히 기우는 모습이다.
민주당 재선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대표·재선 의원 간담회에서 합당 논의 중단을 요구했다. 간담회 직후 강준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대체로 의원들의 생각은 합당 논의를 당장 중단하고 국정과제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쪽이었다”고 전했다.
강 의원은 “오늘이라도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당 대표의 조속한 결단을 요청하는 분위기였다”며 “당원 찬반 투표 이야기도 나왔지만, 대체로 내부에서 정리하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국적으로 합당이 맞다는 데 반대하는 분들은 없었지만, 지금은 명분과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고 덧붙였다.
특히 재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대표와 지도부가 더 이상 국민을 혼란스럽게 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합당의 대의 자체보다, 지방선거를 불과 석 달여 앞둔 시점에서 불거진 내부 갈등이 당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정청래 대표는 간담회에서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를 소집했고, 조속하게 결론을 내리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혁신당과의 통합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애당심의 발로라고 생각한다”며 “전체 의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당원 뜻을 참고해 올바른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는 민주적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 대표는 “당의 주인은 당원이기 때문에 당원 의견을 묻는 절차를 가졌어야 했다는 지적도 있다”면서도 “현재는 여론조사와 각종 통계 지표 등을 종합적으로 참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각적인 당원 투표보다는 지도부 판단의 여지를 남긴 발언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합당 찬반을 포함한 의원 여론을 폭넓게 수렴하고, 이르면 이날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통해 당 차원의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이번 의총은 지난달 정 대표가 조국혁신당에 합당 제안을 한 이후 처음으로 전체 의원들의 판단이 공식적으로 표출되는 자리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당 지도부가 즉각 합당보다는 논의를 중단하거나, 최소한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는 방식의 출구전략을 택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합당을 강행할 경우 비당권파 반발과 내부 분열이 심화될 수 있고, 반대로 전면 철회할 경우 조국혁신당과의 관계 설정이 부담으로 남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오는 13일을 시한으로 민주당의 공식 입장을 요구한 상황도 변수다. 민주당 내부 기류가 ‘속도 조절’ 쪽으로 이동한 가운데, 지도부가 어떤 형태의 결론을 내릴지가 범여권 구도는 물론 6·3 지방선거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합당 논의를 둘러싸고 정청래 지도부가 당내 갈등을 어떻게 수습하고 향후 방향을 제시할지, 리더십과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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