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 ‘1건’ 8·4 악몽 재현되나…과천청사 ‘삭발 투쟁’에 막힌 1·29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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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공 ‘1건’ 8·4 악몽 재현되나…과천청사 ‘삭발 투쟁’에 막힌 1·29 대책

직썰 2026-02-10 11: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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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공원에서 경마공원이전반대비상대책위원회가 연 과천 사수 범시민 총궐기 대회에 참가한 과천 시민과 마사회 직원 등이 정부가 발표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공원에서 경마공원이전반대비상대책위원회가 연 과천 사수 범시민 총궐기 대회에 참가한 과천 시민과 마사회 직원 등이 정부가 발표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직썰 / 임나래 기자] 정부가 1·29 주택공급 대책을 통해 수도권 6만 가구 공급을 발표했지만, 핵심 후보지인 과천 경마장에서 주민 반발이 터지며 시작부터 제동이 걸렸다. 5년 전 8·4 대책 당시 제시된 부지 대부분이 착공 단계에조차 이르지 못했던 만큼, 이번 대책 역시 발표에 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주민·지자체와의 협의를 풀지 못하면 공급 정책에 대한 신뢰 회복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과천 경마장부터 삭발 시위…첫 단추부터 흔들린 공급 구상

1·29 대책의 핵심인 과천 경마장 이전·주택공급 방안은 발표 직후 강한 지역 반발에 직면했다. 7일 경기 과천시에서는 경마공원 부지 개발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고, 최기식 국민의힘 의왕·과천 당협위원장은 현장에서 삭발에 나서며 정부 방침 철회를 요구했다. 주민들은 교통 혼잡과 생활 인프라 붕괴를 이유로 “과천이 감당할 수 없는 밀도 증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경마장이 과천의 대표적인 녹지이자 재정 기반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벚꽃축제와 불꽃축제 등 시민 이용도가 높은 공간일 뿐 아니라, 경마장 관련 세수 비중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개발 이후 공급 물량은 임대주택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큰데, 대기업 유치나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같은 도시 성장 전략은 제시되지 않았다. 주민들은 경마공원이 과천의 마지막 대규모 녹지이자 도시 완충지대라는 점에서 개발 자체를 거부했다.

이번 대책은 수도권에 6만 가구를 공급하는 구상으로, 용산(1만3500가구)과 과천 경마장(9800가구)에 전체 물량의 약 40%가 집중됐다. 과천 경마장은 새로 선정된 후보지로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 시장의 기대가 컸다. 그러나 발표 직후부터 이어진 반발로 사업 추진은 불투명해지고 있다.

◇반복되는 현장 갈등과 절차 병목…바뀌지 않은 공급 구조

2020년 발표된 8·4 주택공급 대책은 도심 국공유지와 유휴부지를 활용해 단기간 공급을 늘리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현재 실제 착공에 들어간 사례는 SH공사가 추진한 마곡 미매각 부지(약 1200가구)에 그친다. 태릉CC, 용산 캠프킴, 서울지방조달청 부지 등 핵심 후보지는 주민 반발과 지자체 이견, 문화재·환경 협의 지연으로 여전히 표류 중이다.

1·29 대책에 포함된 신규 후보지의 약 70%는 8·4 대책 당시 이미 제시됐던 곳이다. 이는 도심 공급 정책의 구조가 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현장 갈등을 조정할 장치는 없고, 지자체 협의는 여전히 병목으로 남아 있으며, 행정 절차에 대한 현실적 고려도 부족하다.

도심 유휴부지는 인근 주민 반발이 반복되고, 공공기관 이전 부지는 협의 과정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문화재 조사, 환경영향평가, 도시계획 변경이 겹치면 착공까지 수년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정부는 대책 발표 때마다 ‘연내 부지 확정’이나 ‘조기 착공’을 전제로 한 일정을 제시해 왔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8·4 대책이 계획 단계에서 멈췄는데도 동일한 부지를 다시 꺼냈다는 것은 도심 가용 공급지가 사실상 고갈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라며 “남아 있는 후보지 역시 물량과 추진 여건 모두에서 한계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책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착공 1호’가 신뢰 가른다…공급 정책의 시험대

이번 1·29 대책의 성패는 ‘착공 1호’가 언제 나오느냐로 갈린다. 발표한 물량의 크기는 의미가 없다. 인허가 통과, 갈등 조정, 실제 착공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이 작동해야 공급 정책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이 고리를 끊지 못하면 시장의 신뢰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주택 공급 정책의 기준은 몇 가구를 발표했느냐가 아니라, 언제 첫 삽을 떴느냐”라며 “착공이 지연될수록 시장의 불안은 다시 가격 기대를 자극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대책의 성적표는 발표 시점이 아니라, 가장 먼저 공사가 시작되는 현장이 언제 등장하느냐로 매겨진다. 정책이 숫자에 머무를지, 실제 공급으로 이어질지는 정부의 갈등 조정 능력과 실행력이 관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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