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홍콩 민주화 인사 지미 라이의 국가보안법 위반 20년형을 두고 국제사회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지만 판결이나 형량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홍콩 국가보안법 집행의 상징적 사례라는 점과 중국 당국의 강경한 입장 등을 고려할 때 국제사회의 압박이 실질적 변수가 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난징대 국제관계학원장인 주펑 교수는 10일 싱가포르 매체 연합조보에 "외부의 정치적 압박은 지미 라이 사건의 심리나 판결에 아무런 완화 효과를 가져오지 못했다"며 "서방 정부가 정치 협상을 통해 석방을 끌어낼 수 있다는 기대는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특히 "이 사건은 홍콩 국가보안법 집행의 상징적 사례"라며 "베이징 입장에서 이 사안에서 양보하는 것은 국가보안법의 권위 자체를 흔드는 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 학계에서도 유사한 관측이 나온다.
홍콩중문대 정치·공공정책학 강사 쿵융러는 "설령 미국 대통령이 직접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결과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라이 사건은 국가보안법 시행의 기준점을 보여주는 사건이기 때문에 중국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중 정상외교 과정에서 지미 라이 문제가 다시 거론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미중 관계와 중영 관계를 고려할 때 이 문제가 양자 관계의 의제로 부상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주펑 교수는 "최근 서방 정상들의 방중 과정에서도 홍콩 문제의 비중은 과거보다 현저히 낮아졌다"며 "라이 사건은 국제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기존 노선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홍콩 웨스트카오룽(서구룡) 법원은 외국 세력과의 공모·선동적 자료 출판 등 세 건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12월 유죄판결을 받은 라이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올해 78세인 점을 감안할 때 외신과 인권 단체들은 "사실상 종신형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서방 국가들은 판결에 대해 일제히 부당함을 주장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부당하고 비극적인 결론"이라고 비판했고,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도 "비판 세력을 침묵시키기 위해 강요된 법 아래에서 이뤄진 정치적 기소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볼커 튀르크 유엔 최고인권대표도 라이에 대한 홍콩 법원의 판결이 국제법과 양립할 수 없고, 파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중국과 홍콩 당국은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지미 라이는 죄행이 중대하고, 이번 판결은 법치의 승리"라고 주장했고,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어떠한 국가도 홍콩 사법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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