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원유 유조선 싱가포르行 왜?…"인근 해역서 환적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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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원유 유조선 싱가포르行 왜?…"인근 해역서 환적 목적"

연합뉴스 2026-02-10 09:55:5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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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보도…"싱가포르, 최종구매자 숨기기 위한 임시목적지로 활용"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미국의 제재로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기피하고 중국도 수입을 줄이는 가운데 러시아에서 출발한 유조선들이 싱가포르 인근 해역에서 환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

러시아 국적의 로스네프트 소속 원유 운반선 블라디미르 모노마흐호 러시아 국적의 로스네프트 소속 원유 운반선 블라디미르 모노마흐호

[홍콩 SCMP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SCMP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을 인용해 지난달 러시아산 원유 140만t(약 1천50만배럴)이 유조선들에 실려 싱가포르로 향했으며, 해당 유조선들이 싱가포르 인근 해역에서 다른 유조선으로 원유를 옮겨 싣는 사례가 목격됐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월별 기준으로 싱가포르행 140만t은 최근 몇 년 새 가장 많은 양이라고 전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제재를 의식해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고 있는 싱가포르가 최종 구매자를 숨기기 위한 임시 목적지로 이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익명의 석유 거래업자는 "싱가포르와 수에즈 운하 등의 목적지를 표기한 유조선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는 러시아산 원유 구매자들이 줄고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SCMP는 미국과 중국의 '1년 관세 휴전'과 미국과 인도 간 관세 분쟁 타결 움직임 속에서 러시아산 원유 유조선들의 싱가포르행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인도는 지난해 6월에는 하루 200만배럴의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했으나 지난달에는 하루 120만배럴로 줄였다.

지난 7일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아예 중단하겠다고 약속했으며, 트럼프 미 행정부는 대부분의 인도산 상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50%에서 18%로 인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는 인도 수출분을 중국 시장으로 돌려 할인 판매하려고 노력했으나, 중국 국영 석유기업들도 미 행정부의 제재 위험 때문에 구매를 꺼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 행정부가 작년 10월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을 차단할 목적으로 러시아 석유기업인 로스네프트와 루코일에 대해 제재를 가하자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한 중국 석유기업들도 공식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거나 줄여왔다.

이런 가운데 할인 판매되는 러시아산 원유를 '음지에서' 매매할 목적으로 임시 목적지인 싱가포르행과 불법적인 해상 환적이 벌어지는 것으로 SCMP는 추정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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