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낭시에 카페] “내 통장에 2000억이?”...손가락 한 번에 회사 문 닫을 뻔한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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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낭시에 카페] “내 통장에 2000억이?”...손가락 한 번에 회사 문 닫을 뻔한 사연은

투데이신문 2026-02-10 09:44: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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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Whisk 이미지 생성]
[사진=Whisk 이미지 생성]

 

프랑스의 작은 과자 ‘휘낭시에’는 금융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금괴처럼 생긴 디저트를 즐기던 데서 유래했습니다. ‘휘낭시에 카페’는 이처럼 경제와 금융을 맛있고 쉽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고자 합니다.

사회 초년생부터 은퇴자까지, 어렵게만 느껴지는 금융 개념을 금융 전문가들과 함께 차근차근 풀어갑니다. 일상 속 금융을 이해하는 작은 지식들이 쌓여 언젠가는 금괴 같은 든든한 자산이 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부담 없이 들러 한 조각씩 지식을 맛보세요.

【투데이신문 최예진 기자】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벤트 당첨자들에게 2000원~5만원을 지급하려다 1인당 2000억원의 자산이 잘못 입금된 것이죠. 내부지급 과정에서 ‘원’ 단위를 ‘비트코인(BTC)’으로 잘못 입력하면서 디지털 금융 세상에서 소동이 벌어진 것인데요. 금융권에서는 이런 경우를 ‘팻 핑거 에러(Fat Finger Error)’라고 설명합니다.

팻 핑거 에러는 말 그대로 손가락이 굵어서 버튼을 잘못 눌렀다는 뜻입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주문을 넣을 때 숫자 ‘0’을 하나 더 붙이거나, ‘사기’ 대신 ‘팔기’를 누르는 실수를 말합니다. 우리도 메신저를 보내다가 종종 오타를 내곤 하지만,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수백억 혹은 그 이상이 오가는 금융 시장에서의 오타는 회사를 망하게 할 정도로 무섭습니다.

실제로 팻 핑거 에러 때문에 눈물을 흘린 사례가 많습니다. 지난 2005년 일본 미즈호 증권은 주식 1주를 61만엔(한화 약 570만원)에 팔려다, 1엔(한화 약 9원)에 61만주를 팔아버린 적이 있습니다. 이 실수 한 번으로 미즈호 증권은 약 4000억원의 손해를 봐야 했습니다. 미국 암호화폐 플랫폼 블록파이도 지난 2021년 이벤트로 코인을 지급하려다 실수로 수백 개의 비트코인을 지급했던 적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많습니다. 지난 2013년 한맥투자증권은 코스피200 옵션을 주문하는 과정에서 가격을 잘못 입력해 2분 만에 462억원의 손실을 낸 적이 있습니다. 회사는 거래 보류를 요청했지만 거절됐고, 결국 파산했습니다. 이후 거래소는 ‘호가 일괄 취소(킬 스위치)’ 등 위험통지 장치를 도입했습니다.

2018년에는 삼성증권에서 직원들에게 주당 1000원의 현금을 배당하려고 했지만, 담당자의 실수로 주당 1000주의 주식을 넣어버린 경우도 있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은 ‘유령 주식’이 시장에 풀린 아찔한 사건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케이프투자증권이 주식 옵션 주문 실수로 1년 동안 번 당기순이익의 절반에 육박하는 손실을 내는 등 국내외 수많은 금융사가 실수 하나에 휘청거렸습니다.

기술이 날로 발전하는데 왜 이런 실수가 반복될까요? 그건 바로 속도와 사람 때문입니다. 1분 1초 차이로 큰 수익이 결정되는 금융 시장에서는 ‘빠른 주문’을 우선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인공지능(AI)이 발달해도 마지막에 버튼을 누르거나 데이터를 입력하는 건 결국 사람이다보니, 부주의할 때 이런 실수가 나오는 것이죠.

하지만 반복되는 실수는 더 이상 실수가 아니라는 실력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기업의 내부 통제 시스템이 더 탄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평소 거래량보다 훨씬 큰 주문이 들어오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멈추는 ‘킬 스위치’를 만들거나 거액의 돈을 보낼 때는 담당자 혼자가 아니라 여러 명의 책임자가 동시에 승인해야만 전송되도록 이중 잠금장치를 걸어야 합니다.

“내가 만약 2000억원의 주인공이었다면?”이라는 상상은 즐겁지만, 그 이면에 담긴 금융 시스템의 이야기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0 하나를 더 붙이거나 단위 하나를 잘못 입력하는 뚱뚱한 손가락은 우리 사회를 뒤흔드는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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