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신탁發 부실, 상장사까지 번질까…“매각 지연 땐 SK증권 부담 완화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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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신탁發 부실, 상장사까지 번질까…“매각 지연 땐 SK증권 부담 완화 난망”

뉴스로드 2026-02-10 07:45: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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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증권가/연합뉴스
여의도증권가/연합뉴스

[뉴스로드] 비상장 부동산신탁사인 무궁화신탁을 둘러싼 주식담보대출 부실이 SK증권을 넘어 증권사·사모펀드(PEF)·건설공제조합 등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실 해소의 핵심 열쇠로 꼽히는 무궁화신탁 매각 작업마저 난항을 겪으면서 관련 금융사들의 재무 부담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무궁화신탁 관련 부실이 수면 위로 떠오른 계기는 SK증권이 2023년 6월 실행한 대규모 주식담보대출이다. SK증권은 당시 무궁화신탁 오너인 오창석 회장에게 무궁화신탁 주식을 담보로 총 1천500억원 규모 대출을 주선했고, 이 가운데 869억원을 직접 실행했다. 이후 이 비상장사 담보 대출을 구조화해 기관 및 개인 고객에게 약 440억원어치를 재판매했다.

담보는 오 회장이 보유한 무궁화신탁 경영권 지분(지분율 50%+1주)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대출 집행 5개월 만에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 유동성이 거의 없는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삼은 탓에 반대매매 등 통상적인 채권 회수 절차를 밟지 못했고, 이로 인해 원금 상환을 받지 못한 투자자들이 잇따라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유동성이 낮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대규모 자금을 특정 개인에게 집중시킨 점을 핵심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한다. 특히 증권사가 비상장사에 대한 주식담보대출을 유동화해 일반 고객에게 재판매한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비상장사에 대한 주식담보대출을 유동화해 고객에게 다시 파는 경우는 거의 못 봤다”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SK증권은 내부 절차에 따른 ‘정상 거래’였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SK증권 측은 “이번 대출은 리스크관리집행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대표이사의 결재를 얻어 실행됐다”며 “당시 부동산신탁업 라이선스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고, 회계법인 등 외부기관의 주식가치 평가를 근거로 충분한 담보 비율을 산정해 대출을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고객 투자금은 선순위로 한정하고 후순위는 당사가 대부분 책임을 지는 구조로 안정성을 보강했다”며 “내부 검토 결과 고객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라고 판단할 만한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무궁화신탁발 부실 부담은 SK증권을 넘어 외부 금융권으로 급속히 번지는 모습이다. 무궁화신탁은 주식담보대출 EOD 이후 사모펀드와 공제조합 등의 자금을 활용해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후순위채를 발행하며 유동성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손실 위험이 증권사·사모펀드·건설공제조합 등 다양한 투자자에게 전가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부 PEF는 관련 채권을 자신들이 지배하는 포트폴리오 내 기업으로 이전하면서 상장사까지 손실 가능성에 노출됐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는 SK증권이 주선한 오 회장 무궁화신탁 주식담보대출 관련 후순위채 100억원어치를 매입한 뒤, 이를 코스닥 상장사인 아시아경제에 양도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커졌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거래 구조와 손실 전가 가능성 등을 중심으로 관련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태 해결의 분수령으로 꼽히는 무궁화신탁 매각 작업도 순탄치 않다. 부동산신탁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무궁화신탁이 보유한 부실 자산과 우발채무 규모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인수 후보와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사 업황이 어려운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무궁화신탁이 부실 자산이 많아 인수 의향을 가진 곳과 협상이 잘 안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인수를 위해 덩치를 줄이고 인력도 정리해 외형이 크게 축소된 상태”라고 전했다.

무궁화신탁 자회사인 현대자산운용 인수를 추진해온 제일건설은 최근 검토 범위를 무궁화신탁 본체 인수까지 넓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상당한 부실 자산과 우발채무를 안고 있는 만큼, 인수 이후에도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전망이 잇따른다. 실제 인수 추진 과정에서는 잡음도 불거졌다. 최근 금융감독원에는 제일건설의 과거 법 위반 이력 등을 언급하며 무궁화신탁 자회사 현대자산운용 인수의 적정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의 탄원서가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무궁화신탁의 정상화와 매각이 지연될 경우 SK증권의 재무 부담 완화도 단기간 내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 SK증권은 무궁화신탁 관련 대출금의 80% 이상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은 상태다. 그러나 향후 매각을 통한 자금 회수가 여의치 않을 경우 충당금 부담이 장기화하거나 추가 손실 인식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신용평가업계도 사태 전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무궁화신탁 매각 결과와 함께,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된 유동화 상품과 관련한 불완전판매 리스크 등이 SK증권[001510]의 신용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무궁화신탁 주식담보대출 부실은 SK증권의 주요 신용도 모니터링 요인”이라며 “직접 보유 익스포저에 대한 대손 인식은 상당 부분 진행됐으나, 유동화 상품 관련 손실 부담 증가 가능성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신용도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서는 무궁화신탁 매각 성패와 구조조정 속도가 향후 금융권으로의 부실 전이 규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매각이 지연될 경우 “SK증권 재무 부담의 단기간 완화도 난망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조사와 시장의 신용평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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