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빗썸 ‘62만개 유령 코인’ 정식 검사…“시장 질서 훼손 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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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빗썸 ‘62만개 유령 코인’ 정식 검사…“시장 질서 훼손 엄단”

뉴스로드 2026-02-10 07:41: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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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비트코인 오지급 보상 개시/연합뉴스

[뉴스로드]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대규모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를 둘러싸고 금융감독원이 현장 점검 단계에서 곧바로 ‘검사’로 수위를 높였다. 단순 전산 사고를 넘어 가상자산 장부 관리·보관 관행 전반을 뒤흔들 수 있는 사안으로 판단한 것이다.

10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빗썸에 검사 착수 사실을 사전 통지한 데 이어 이날부터 정식 검사에 돌입했다. 사고 발생 다음 날인 지난 7일 현장 점검에 나선 뒤 사흘 만에 정식 검사로 전환한 것으로, 이례적인 속도다.

금감원은 검사 인력을 추가 투입해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사안을 굉장히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에 엄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빗썸 사례를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신뢰를 흔들 수 있는 중대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검사의 핵심 쟁점은 빗썸이 실제 보유한 비트코인 물량을 크게 웃도는 규모의 코인이 지급된 경위다. 빗썸을 포함한 중앙화 거래소(CEX)는 고객이 입금한 코인을 자체 지갑에 모아두고, 개별 거래 때마다 블록체인에 직접 기록하지 않고 장부상 잔고만 바꾸는 ‘장부 거래’ 방식을 운영해 왔다.

금감원에 따르면 빗썸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보유한 비트코인은 약 4만2천개로, 이 가운데 회사 보유분은 175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고객이 맡긴 물량이다. 현재 보유량은 약 4만6천개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그럼에도 실제 보유량의 13~14배에 달하는 62만개가 장부상 지급된 점이 당국의 집중 조사 대상이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사업자가 이용자로부터 위탁받은 가상자산과 동일한 종류·수량의 가상자산을 실질적으로 보유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 규정을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는 사안”이라며 “오지급된 코인 62만개가 한꺼번에 실제 인출이 가능한 구조인지 등도 검사에서 따져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빗썸의 내부통제 시스템 전반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실무자 1명의 ‘클릭’으로 대규모 코인 지급이 가능했던 구조적 허점, 장부상 물량과 실제 보유 물량(잔액)을 상시 대조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 등이 점검 대상이다. 전산 오류·인재(人災)를 넘어 구조적 통제 실패인지가 규명될 경우, 다른 거래소에도 동일한 기준의 재점검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사태는 제도 개선 논의와도 직결된다. 금융당국은 검사 결과를 가상자산 제도화의 ‘2단계 입법’ 과정에서 보완 과제로 적극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유령 코인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가상자산 시장이) 어떻게 제도권에 편입될 수 있겠느냐”며 “검사 결과를 반영해 2단계 입법에서 강력하게 보완해야 할 과제가 도출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빗썸의 내부통제 미비가 드러나면서,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의 소유 지분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자는 논의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대주주 지배력이 과도할 경우 리스크 관리와 내부 견제 장치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그 배경이다. 당국의 이번 검사가 향후 지배구조 규제 강화의 근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빗썸은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로 손해를 본 고객을 대상으로 보상 절차에 착수했다. 사고 당시 시세 급락 국면에서 ‘패닉셀(투매)’에 나섰던 고객에게는 매도 차익 전액과 함께 10%의 추가 보상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당국의 고강도 검사와 별개로 진행되는 민원·분쟁 조정 결과에 따라 추가 책임 논란이 불거질 여지도 남아 있다.

금감원은 빗썸 검사 결과를 토대로 가상자산 장부 관리, 자산 보관 기준, 내부통제 의무 등 시장 전반의 규율 체계를 재정비한다는 방침이다. ‘유령 코인’ 사태가 개별 거래소의 사고를 넘어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의 시험대로 떠오른 가운데, 빗썸에 대한 이번 검사가 향후 규제 지형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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