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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월스티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아나스 사와 스코틀랜드 노동당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잘못된 결정을 내린 일이 너무 많았고 실수가 너무 많았다. 이런 혼란은 끝나야 한다”며 스타머 총리의 사임을 촉구했다.
스타머 총리가 이처럼 당내 최고위 인사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은 배경 중 하나는 엡스타인 스캔들이 있다. 스타머 총리가 주미 영국 대사로 지명했던 피터 맨덜슨 전 영국 산업장관이 과거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깊이 엡스타인과 얽혀 있었다는 사실이 최근 드러났기 때문이다. 스타머 총리는 그를 기용한 것에 대해 사과했고, 맨덜슨 전 장관은 상원의원직에서 물러났다. 맨덜슨 전 장관은 엡스타인과 시장에 민감한 정보를 공유했는지 여부에 대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사태에 불만을 품은 노동당 의원들은 스타머 총리를 몰아내기 위한 수단으로 엡스타인 스캔들을 활용하겠다고 그를 위협하고 있다.
이에 주말동안 스타머 총리는 맨덜슨의 측근이자 자신의 ‘오른팔’ 모건 맥스위니 비서실장을 경질했으며, 이날은 팀 앨런 총리실 공보국장도 사임했다.
그럼에도 퇴진 촉구에 대해 스타머 총리 측은 선을 그었다. 총리실 대변인은 스타머 총리가 사임할 의사가 없음을 강조하면서 “현재의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오전 다우닝가 10번지 총리실에서 참모진 등에게 “우리가 나라를 계속 변화시키는 데 자신감을 갖고 나아가자”고 말하며 병원 대기 시간 단축 등의 성과를 거론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스타머 총리는 같은 날 밤 의회에서 다수의 노동당 의원들과 만나 결속을 촉구하고 그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우리는 함께 이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역대급’으로 인기없는 스타머 총리가 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 물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2024년 취임한 스타머 총리는 외교에서 성과를 거뒀지만 국내에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세금을 올리지 않겠다는 약속은 폐기됐고, 복지 지출을 삭감하겠다는 공약도 당내 반발로 철회됐다. 디지털 신분증 도입 등 국가 구조 개편 계획도 축소됐다. 합법적 이민자 수는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영국 해협을 소형 보트로 건너오는 망명 신청자 증가를 막는 데는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를 좋아하는 영국인은 20%에 불과했고, 70%는 그를 싫어한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은 반이민 포퓰리즘 정당인 리폼 UK와 보수당에 이은 3위에 머물고 있다.
오는 5월 스코틀랜드와 웨일스에서 총선, 잉글랜드에서 지방선거가 치러지는데 모두 노동당의 참패가 예상된다. 이에 노동당 내에서 스타머 총리 축출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맨체스터대 정치학자 롭 포드는 “그가 비틀거리며 버틸 수는 있겠지만 올해를 넘길 수 있을지는 보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스타머 총리의 상황을 2022년 초 보리스 존슨 전 총리와 비교했다. 일련의 스캔들로 지지율이 낮아진 존슨 전 총리는 코로나19 봉쇄 기간 총리실 등에서 파티를 벌였다는 이른바 ‘파티 게이트’ 사태가 확산되면서 결국 물러났다.
다만 스타머 총리를 대체할 뚜렷한 선두주자가 노동당 내 없고, 축출 절차가 길고 복잡해 그의 사임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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