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관세 인상 없이 해결이 목표”…美, 대미투자법 합의에 “높이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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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관세 인상 없이 해결이 목표”…美, 대미투자법 합의에 “높이 평가”

뉴스로드 2026-02-10 06:4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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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뉴스로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여야가 대미투자특별법을 한 달 안에 처리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미국 정부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조금씩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한국 관세 인상 예고에도 불구하고 실제 관보 게재가 2주 넘게 지연되고 있는 상황을 두고, 우리 정부의 다각적인 외교적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는 인식도 내비쳤다.

김 장관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한 백브리핑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지난주 두 차례 화상 회의를 했다”며 “이른 시일 내에 여야가 대미투자특별법을 한 달 내 처리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러트닉 장관이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예단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아직 관보 게재가 안 된 상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국회는 이날 대미 관세 협상 후속 조치를 담은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논의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특위 활동 기한은 다음 달 9일까지로, 여야 합의에 따라 이 기간 안에 법안이 처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측이 문제 삼아온 ‘입법 지연’ 요인이 해소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인상 조치가 유예되거나 조정될 여지가 커질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한국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았다며 한국에 대한 관세를 다시 25%로 인상하겠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통상 미국 행정부의 관세 결정은 통상 3일에서 일주일 이내에 관보에 게재돼 효력이 발생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2주가 넘도록 관보 게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2주일 이상이 흘렀는데도 관보 게재가 되지 않은 것은 그간 우리가 기울여온 다각적인 노력이 미국 측에 전달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도 대통령이 한번 얘기하면 바로 거두는 경우는 없다. 어느 국가나 비슷하다”며 “수렴하는 과정에 있는 걸로 이해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관세 인상 예고 배경과 관련해, 일본과 한국의 대응 방식 차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일본은 법안 없이 곧바로 프로젝트에 들어갔는데, 우리는 법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서 미국 측에서도 아쉬워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그래서 우리가 의도적으로 지연하거나 태만했던 게 아니라는 점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일본에 비해 한국의 대응을 더 느리다고 인식하면서 불만이 누적됐고, 이를 계기로 관세 카드가 꺼내졌다는 취지다.

정부의 최우선 목표는 관세 인상 없이 현 상황을 관리하는 데 맞춰져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김 장관은 “관보 게재 대응 플랜도 준비하고 있지만, 할 수 있다면 관세 인상 없이 가는 것이 목표”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입법 지연을 문제 삼았기 때문에 그 이슈가 해결되면 관세 인상이 유예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대미투자특별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가 사실상 관세 위기 해소의 ‘열쇠’라는 의미다.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내용 공개를 피했다. 김 장관은 “몇 가지 안을 놓고 논의 중인 건 사실이지만 상호 간에 대외 보안 이슈가 있어서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법안 통과에 맞춰 합의되면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실질적인 투자 프로젝트와 한국의 법적·재정적 준비를 동시에 맞춰 가는 ‘패키지 딜’이 물밑에서 조율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한 통상 현안에서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오른 쿠팡 관련 비관세 장벽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미국 측이 대미투자특별법 지연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뭔가 건수가 있으면 이참에 ‘숟가락을 얹어서’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대미투자특별법 문제를 계기로 그동안 미국이 한국에 대해 불만을 가져왔던 각종 통상·규제 이슈를 동시에 제기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평소 한국에 대해 아쉬워하던 부분들을 이번 기회에, 한꺼번에 쏟아내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라면서도, 쿠팡 수사 문제와 통상 협상은 분리해 접근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쿠팡 수사 이슈는 대미 투자, 비관세 장벽과는 분리해서 보고 있다”며 “미국 회사에서 자국 성인 80%의 정보가 해외로 유출됐다면 어떻게 했겠느냐며 역지사지의 입장을 전달했고 미국 측도 어느 정도 수긍했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 보호와 수사 필요성은 한국의 정당한 주권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를 통상 협상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시도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메시지를 전한 셈이다.

김 장관은 올해 내내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올해 1년 내내 이런 불확실한 상황이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내일 아침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불확실성을 관리해나가는 것 외에 특별한 해결책은 없다”고 말했다. 예측 불가능성이 커진 미 행정부의 통상 정책 기조 속에서, 사전 차단보다는 상황별 대응 역량을 키우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라는 인식이다.

양국 간 관세 합의의 법적 구속력에 대해서는 “양국의 관세 합의가 구두로만 한 게 아니라 서명을 통해서 한 것이라서 성실하게 지켜지면 양국 간의 관세 문제도 관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기존 합의의 서면화가 남용을 견제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결국 정치적 변수에 따른 추가 변동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을 동시에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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