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조선·HD현대重 군산조선소, 재무적 투자로 '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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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조선·HD현대重 군산조선소, 재무적 투자로 '회생'

한스경제 2026-02-10 06: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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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위치한 케이조선 조선소 전경./케이조선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위치한 케이조선 조선소 전경./케이조선

|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 지난해 조선3사와 중형조선사들의 호실적과 조선 슈퍼 사이클 시기 수주한 고선가 물량의 건조로 올해 역시 업황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사모펀드 운용사와 일부 중견기업에서 국내 조선소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 창원 진해에 위치한 케이조선과 HD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사모펀드 운용사와 전략·재무적 투자자들에게 핵심 매물로 물밑 거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가 올해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감까지 겹치며 국내 조선업 인수·합병(M&A)이 속도를 내는 형국이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파빌리온PE)는 미국의 한 전략적투자자(SI)와 함께 케이조선 인수전에 참여했다.

이로써 케이조선 인수전은 앞서 인수 추진 사실을 밝힌 태광산업과 파빌리온PE 컨소시엄,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SI를 비롯해 3파전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작년 7월 연합자산관리(유암코)-KHI 컨소시엄의 투자 유치 이후 4년 만에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케이조선의 매각 대상은 최대 주주인 유암코-KHI 컨소시엄이 보유한 지분 99.58% 전량이다. 유암코-KHI 컨소시엄과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르면 이달 말 입찰 제안서를 태광산업, 파빌리온PE 컨소시엄, 익명의 SI 등 3개 후보군에 발송할 예정이다.

1967년 부산에서 동양조선공업이란 사명으로 설립된 케이조선은 1970년대 중견 선사였던 흥아해운의 주도로 동양조선을 비롯한 중소 조선소들이 통합되며 1973년 사명을 대동조선으로 바꿨다. 1983년 현재 본사가 위치한 진해에 조선소를 착공했지만 흥아해운이 무리한 사세 확장으로 자금난을 겪으면서 1985년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1993년에 정상화됐다. 이후 한보그룹에 인수됐지만 한보가 1998년 IMF 위기에 도산하면서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이후 2000년대 ‘샐러리맨의 신화’로 지금도 회자되는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M&A를 통해 2001년 STX조선해양으로 다시 명패를 바꿔 달았다. 하지만 이후 조선경기 침체와 수직 계열화를 통한 무리한 사업 확장 등으로 인한 STX의 몰락으로 2013년 또다시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2014년 상장폐지의 아픔을 겪는 등 상당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기업회생절차 과정 중 2021년 1월 유암코-KHI 컨소시엄과 최종 투자계약서를 체결하며 새 주인을 맞았고 같은 해 7월 현재의 사명인 케이조선으로 거듭나게 됐다.

이처럼 지난 40여년 간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를 번갈아 겪은 케이조선은 최근 완벽한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4년 영업이익 11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847억원으로 전년 대비 436.7% 급증했다. 올해 마스가 프로젝트가 본격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케이조선은 향후 지속적인 호실적을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올해 케이조선은 차세대 먹거리로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진출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조선은 지난해 초부터 미 해군 MRO 사업 진출을 적극 검토해 왔다”며 “올해 초 임원(이사) 승진 인사에서 미 해군 함정정비협약(MRSA) 체결 등 MRO 사업을 적극 추진할 미래기술전략팀장이 선임되는 등 작년이 (시장 진출을) 검토하는 단계였다면 올해는 실행 단계에 접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MRO 사업뿐 아니라 기존 주력 건조 선종인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탱커) 부문에서 쌓아온 기술력과 생산 관리 능력 등도 향후 케이조선 수익성 개선에 플러스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파빌리온PE 역시 이 같은 케이조선의 미래에 주목하며 미 당국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현지 업체(SI)와 컨소시엄 구축을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HD현대중공업의 군산조선소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복수의 원매자들도 등장했다. 지난 2008년 가동에 들어간 군산조선소는 이후 전 세계적인 조선 경기 악화로 수주가 급감하면서 10년만인 2017년 7월 문을 닫았다. 2022년 말 HD현대중공업이 일부 선박 블록을 이 곳에서 제작하면서 부분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군산조선소는 지난해 7월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의 주역 ‘마스가’ 프로젝트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 제기된 군산항 미 해군 MRO 기지 조성설과 연계돼 ‘반사효과’를 누릴 것이란 예측이 나왔던 곳이다. 심지어 같은 해 8월에는 케이조선, HJ중공업과 함께 정부 주도의 인수 후 미 해군 함정의 MRO와 장기적으로 신조까지 맡는 ‘특화 조선소’로 전환하는 후보 조선소 중 하나로 거론된 바 있다.

이처럼 지난해부터 마스가 프로젝트와 관련한 기대감이 퍼지자 군산조선소를 인수해 신규 투자를 집행하고 전면 재가동하겠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지역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군산조선소를 제대로 운영할 새 주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던 상황”이라며 “전북도, 군산시 등 지방자치단체 역시 이 조선소를 제대로 운영할 후보에 세제와 인력 수급 등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어서 HD현대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물밑에서 M&A 시도가 이뤄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은 지난해 12월 입장문을 통해 "HD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기업 자산인 동시에 전북 제조업의 한 축"이라며 재가동 문제를 기업 경영 판단에만 맡겨둘 사안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재가동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매각 역시 하나의 선택지로 검토돼야 한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인수 조건을 설계하고 정책 금융을 결합한 전략을 제시하는 것도 방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스가 프로젝트가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추진되는 이 같은 재편은 국내 조선사들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대기업이나 미국의 SI가 케이조선, HD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등을 타깃으로 할 확률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편 HD현대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재가동 및 정부·지자체 주도의 매각 추진은 이전부터 이 의원과 군산시 등에서 주장한 사안”이라며 “특별히 달라진 내용도 없어 그룹 차원에서의 입장 표명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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