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다주택자들의 강력한 조세 회피 수단으로 활용되어 온 ‘등록임대주택’ 제도의 부조리를 비판에 나서며 전면적인 개편을 예고했다. 임대 의무 기간이 지난 뒤에도 유지되던 양도소득세 중과 제외 등 ‘영구적 특혜’를 폐지해, 잠겨 있는 임대 물량을 시장으로 끌어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 8일 자신의 SNS(X)를 통해 “임대사업자 등록만 하면 집을 얼마든지 사 모을 수 있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며 소위 ‘사재기식 매입임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한 사람이 수백 채씩 집을 사 모으도록 허용하면 수만 채를 새로 지어 공급한들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집을 직접 짓는 ‘건설임대’가 아닌 기존 주택을 사들이는 ‘매입임대’ 제도를 계속 유지할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던졌다. 이는 신규 공급보다 기존 재고 주택의 독점이 시장 왜곡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대통령의 냉철한 진단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9일 추가 게시글을 통해 더욱 구체적인 세제 개편안을 제시했다. 현재 서울 시내에만 약 30만호(아파트 5만호 포함)에 달하는 등록임대주택이 취득세, 재산세, 종부세 감면은 물론 ‘영구적 다주택 양도세 중과 제외’라는 막대한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의무임대 기간에 대한 보상은 기간 내 세제 감면으로 충분하다”며 “임대 종료 후에도 영구적으로 특혜를 줄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연착륙 방안으로 ▲일정 기간(1년 등) 후 특혜 폐지 ▲1~2년에 걸친 단계적 폐지 ▲대상 아파트 한정 등 구체적인 일몰제 도입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등록임대주택 제도를 정조준한 이유는 ‘매물 유도를 통한 공급 확대’에 있다. 대통령은 “의무임대 기간이 지난 등록임대 주택이 일반 다주택 매물처럼 시장에 나오면 수십만 호의 공급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신규 택지 개발이나 재건축보다, 기존의 제도적 특혜를 정상화함으로써 즉각적인 공급 효과를 거두겠다는 실용주의적 접근이다.
이 대통령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집을 여러 채 가지는 것은 자유지만, 그로 인해 파생된 사회문제에는 책임을 지워야 한다”며 “이제 대체 투자 수단이 없는 것도 아니니 생각을 바꿀 때가 됐다”고 국민들의 동참과 의견을 구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의 이번 제안이 현실화될 경우, 절세 목적으로 묶여 있던 임대주택 매물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집값 하향 안정화에 결정적인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헌동 전 SH공사 사장은 "정부의 135만호 공급 대책에는 이 대통령 임기 중 실제로 입주할 수 있는 물량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주택이 매물로 나온다면, 즉시 입주할 수 있는 데다, 집값 하락 효과까지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공감했다.
이어 "또한 불로소득에 대한 과세를 통해 조세정의를 실현하고, 정부의 세수를 증대시켜 재정 건전성도 제고하는 만큼 일석사조(一石四鳥)의 대책"이라고 덧붙였다.
연일 부동산 투기를 질타하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등록임대주택 특혜 폐지까지 언급되면서, 현 정부의 부동산 개혁은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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