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말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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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론] 말의 해

경기일보 2026-02-09 19:08: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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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마력(馬力)’이라는 힘의 단위를 만들어낼 만큼 강하고 튼튼한 동물이다. 특히 몽골을 비롯한 아시아 북방지역의 말들은 큰 덩치와 멋진 갈기, 탄탄한 몸매로 무척 강렬한 인상을 준다.

 

아주 오랜 옛날, 아마도 만주와 몽골 일대에 살던 유목 민족들을 통해 이 말과 만나게 됐을 우리의 선조들은 그 힘과 당당한 모습에 꽤나 압도(壓倒)됐던 듯하다. 말과 관련한 우리말의 여러 단어나 이야기들이 이를 알려준다.

 

그 사례 중 하나로 윷놀이에서 사용하는 사위의 이름 ‘도, 개, 걸, 윷, 모’의 가장 윗자리를 차지하는 ‘모’가 있다. 이 사위의 순서는 몸집이 얼마나 큰지와 얼마나 빠르게 달리지에 따라 정해진 것으로 본다. 이중 ‘모’는 말을 뜻하는데 많은 언어학자가 우리 고대어에서 말이 ‘모’나 ‘몰’과 비슷한 발음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옛날 만주어나 몽골어에서 말을 가리킨 단어와 연관돼 있다. 이 밖에 ‘도’는 돝(돼지), ‘개’는 개, ‘걸’은 양 또는 노새, ‘윷’은 소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한다.

 

또 우리 옛말에서 ‘말’은 지금도 산마루 같은 단어에 쓰이는 것처럼 ‘높은 곳’이나 ‘꼭대기’를 뜻하는 ‘마루’, 그리고 맏아들에서처럼 ‘가장, 최고’라는 뜻의 ‘맏’과도 통하는 말로 쓰였다. 그리고 말벌, 말잠자리 등의 단어에서 보듯 지금도 ‘말-’이라는 접두사는 ‘크다’는 뜻을 갖는다.

 

이는 땅 이름에서도 나타난다.

 

전국 곳곳에 말고개, 말치고개, 말재, 말바위, 말무덤 등의 지명(地名)이 널려 있다. 이를 한자로 바꾼 마현(馬峴), 마치(馬峙), 마산(馬山), 마령(馬嶺), 마분리(馬墳里) 등의 이름도 여럿 있다.

 

이런 곳들에는 흔히 “그 모양이 말처럼 생겼다”거나 “죽은 말을 묻은 곳”이라는 식의 설명이 따르곤 한다. 하지만 사실 이 중 대부분은 말과는 관계없이 ‘크다’는 뜻으로 ‘말/마-’를 쓴 것이다.

 

큰(높은) 고개, 큰 바위, 큰 무덤...이라는 뜻이다. 조선시대 나라에서 말을 기른 목장이 있었던 서울 성동구의 마장동(馬場洞)이나 먼 길을 오가던 말에게 죽을 먹이며 쉬게 했던 서울 양재동의 말죽거리처럼 실제로 말과 관련이 있는 지명이 있기는 하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말은 또한 우리의 옛이야기 속에서 흔히 상서로운 일과 관련해 등장한다. 특히 삼국유사 속의 금와(金蛙)나 박혁거세 신화에서는 왕(王)의 탄생을 알리는 신성한 전령사(傳令使)의 역할을 맡는다.

 

그만큼 말은 예부터 우리 민족에게 여러 면에서 좋은 일이나 기운을 가져다주는 동물로 인식되고 있다.

 

곧 설이다. 십이지(十二支)와 연관된 한 해의 띠는 음력에 맞추는 것이 정석(定石)일 테니 실제 말의 해는 오는 설부터 시작이다. 국내외 정세가 두루 어수선하고 서민경제에 진 주름은 좀처럼 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요즘이다.

 

많은 사람이 바라는 것처럼 올 한 해가 힘이 넘치는 적토마(赤免馬)의 기운으로 날아올라 이런 문제들을 속시원하게 해결해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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