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함께 앉는 것도 유료”···설렘마저 계산하게 만든 L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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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함께 앉는 것도 유료”···설렘마저 계산하게 만든 LCC

이뉴스투데이 2026-02-09 18:11: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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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를 중심으로 좌석 지정이 부가서비스로 전환되면서, 항공권을 구매한 이후에도 가족이나 동반 승객이 인접 좌석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인천공항공사]
저비용항공사를 중심으로 좌석 지정이 부가서비스로 전환되면서, 항공권을 구매한 이후에도 가족이나 동반 승객이 인접 좌석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인천공항공사]

[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서울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오랜만에 자녀와 함께 해외여행을 준비했다. 가족 항공권을 한 번에 예약하면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함께 앉을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실제 예약 과정에서 가족이 나란히 앉기 위해서는 좌석을 별도로 지정하고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가족 여행을 준비하며 느껴야 할 설렘 대신 “이제는 돈을 더 내야만 함께 앉을 수 있구나”라는 씁쓸함을 느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좌석 지정이 부가서비스로 전환되면서, 항공권을 구매한 이후에도 가족이나 동반 승객이 인접 좌석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문제는 좌석 지정 유료화가 좌석 선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좌석 지정 여부는 공항에서의 이용 경험 전반으로 이어진다. 일부 항공사에서는 사전 좌석을 구매한 승객에게 비교적 빠른 체크인이나 간소화된 수속 경로를 제공한다.

반면 좌석 지정을 하지 않은 승객은 일반 줄에서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같은 항공권을 구매했지만, 공항에서부터 출발선은 갈라진다. 좌석 하나가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대기 시간과 이동 동선을 가르는 기준이 된 셈이다.

실제로 국내 저비용항공사는 좌석 지정을 기본 운임에 포함하지 않고, 구간·좌석 위치에 따라 유료 부가서비스로 운영하고 있다. 항공권 기본 운임을 낮게 유지하는 대신 좌석 위치, 수화물, 우선 수속 등을 세분화해 추가 요금을 받는 구조다.

겉으로는 소비자 선택권을 넓힌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이용 과정에서 체감되는 선택지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무료로 좌석을 지정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다만 이는 출발 당일에 한해 가능해 가족이나 동반 인원이 있을 경우 함께 앉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

이 때문에 많은 승객이 사전에 좌석 지정을 선택하게 되고, 가족 4인이 왕복으로 나란히 앉기 위해 기본 좌석만 지정해도 최소 2만4000원에서 최대 6만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선택하지 않았을 때 감수해야 할 불편이 커지면서, 좌석 지정은 사실상 피하기 어려운 유료 옵션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족이나 동반 승객에게 이러한 판매 방식은 특히 부담스럽다. 좌석 지정에 따른 추가 비용은 물론, 보호자와 떨어진 좌석에 배정될 수 있다는 불안, 장거리 비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에 대한 걱정은 단순한 ‘취향 선택’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항공사는 책임을 승객의 선택으로 돌린다. 함께 앉고 싶다면 비용을 내면 되고, 그렇지 않다면 추가 비용을 들여 좌석을 지정하라는 식이다. 기본적인 배려와 안전의 영역이 비용 문제로 전환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항공사들은 좌석 지정 유료화가 글로벌 항공업계의 흐름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해외 저비용항공사들 역시 좌석 선택을 유료 옵션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가족·동반 승객 좌석 분리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과 규제 논의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유럽의 대표적 저비용항공사인 라이언에어와 이지젯은 좌석 선택을 전면 유료로 운영해 왔다. 추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 자동 배정 방식이 적용되고, 이 과정에서 가족이나 동반 승객의 좌석이 분리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유럽 소비자 단체와 현지 언론은 이를 두고 “가족 여행객을 사실상 추가 결제로 유도하는 구조”라고 비판해 왔다.

미국에서는 이 문제가 제도 논의로까지 번졌다. 스피릿 항공과 프론티어 항공 등 저비용항공사에서 부모와 미성년 자녀가 떨어져 배정되는 사례가 잇따르자, 미 교통부(DOT)는 가족 좌석 배정 문제를 소비자 보호 사안으로 공식 검토했다. 교통부는 “미성년 자녀가 보호자와 떨어져 앉도록 하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항공사들에 가족 좌석 인접 배정을 권고하거나 정책으로 명문화할 것을 요구했고, 일부 항공사는 이후 관련 규정을 수정했다.

이처럼 미 교통부가 가족 좌석 문제를 소비자 보호 사안으로 공식 검토하고, 13세 이하 자녀에 대한 무료 인접 좌석 제공을 추진하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국토교통부 차원에서 가족 좌석을 별도로 의무화한 규정이나 세부 기준은 뚜렷이 확인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좌석 유료화가 확산되는 과정에서도 가족·동반 승객 보호 기준은 각 항공사의 약관과 운임·서비스 설계에 상당 부분 맡겨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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