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주 미국을 방문한 조현 외교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이 (대미) 전략 투자뿐 아니라 비관세 장벽 관련 사안에서도 진전된 입장을 조속히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USTR은 매해 발간하는 '나라별 무역장벽 보고서(NTE)'를 통해 우리나라에 사과 검역 통과, 소고기 월령 제한 해제 등 비관세 장벽으로 꼽으며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이중 미국산 사과 수입은 국내 농가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품목이다. 미국산 사과는 전체 검역 8단계 중 2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미국 전담 데스크가 설치되면 검역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농협중앙회 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산 후지 사과가 국내에 들어오면 판매가격은 1㎏당 4440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5년간 국산 사과(상품 기준) 도매시장 평균가인 6050원의 73%, 지난해 1~8월 평균 가격(8670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감자 시장 역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수입이 허용된 11개 주에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등 남부 지역이 포함되면서 사시사철 미국산 감자가 수입되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임영석 강원대 교수는 "미국산 감자의 최종 수입 가격은 kg당 1000원 수준으로 국산의 30%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올해부터 감자 계절관세까지 폐지되면서 국산과 수입산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정부는 신선 감자의 국내 출하기인 5~11월에는 38% 관세를, 나머지 기간은 무관세를 적용해 왔다. 유찬희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연구위원은 지난해 12월 보고서를 통해 "계절관세 완화 등으로 국내산과 수입산 칩용 감자가 상호 보완 관계에서 경쟁 관계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월령 제한이 풀리면 다른 국가의 수입 제한장벽이 낮아지는 '도미노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우협회 관계자는 "30개월 이상의 미국산 소고기가 수입되며 향후 캐나다 등 다른 나라의 소고기 월령도 연쇄적으로 해제될 우려가 있다"며 "현재 상황을 엄중하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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