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5호선 전동차 반복 납품 지연을 하고 있는 철도차량 제작업체 ㈜다원시스와 박선순 대표이사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고 9일 밝혔다.
공사는 노후 전동차 교체를 위해 2023년 ㈜다원시스와 5호선 200칸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사업비 규모는 2천200억원이다.
다원시스는 올해 2월에도 초도품을 납품하기로 했지만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단 한 칸도 납품하지 않았다. 계약상 납기 기한은 2027년까지다. 하지만 현재 기초단계에 해당하는 사전 설계조차 완료하지 못해 서울교통공사는 이들을 고소하기로 했다.
교통공사는 다원시스가 제출한 공정 만회 대책 역시 실효성이 낮아 납기 기한 준수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다원시스가 계약 과정에서 지급된 선금을 계약 목적과 다르게 사용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 기준에 따르면 계약을 맺은 업체는 선금의 사용처 등 세부 증빙자료를 제출할 의무가 있지만 다원시스는 407억원에 달하는 선금의 세부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공사측은 다원시스가 타 사업의 적자 보전 등을 위해 임의로 선금을 전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는 “선금 반환 청구 및 보증보험 청구 등 법적 회수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다원시스는 2021년 체결한 5·8호선 298칸 계약 건도 납품하지 못하고 있어 공사의 피해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해당 납품 역시 선금 588억원이 다른 곳에 전용됐을 가능성이 있어 공사는 용역 및 종합감사 결과에 따라 추가 고소를 한다는 계획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민사상 지체상금 부과만으로는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고, 범죄 의혹에 대해서는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다원시스의 문제는 지난해 11월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지적되기도 했다.
서울시의회 윤기섭 의원은 서울교통공사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교통공사와 납품업체 ㈜다원시스를 상대로 전동차 제작 및 납품 지연, 선급금 사용처, 하청업체 대금 결제 문제 등에 대해 강도 높은 질의를 했다.
윤 의원은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집행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6차 사업분 전동차가 한 대도 납품되지 않은 것은 시민에 대한 신뢰를 저버린 것”이라며 “서울시민에게 불편을 초래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가 지급한 선급금이 전동차 제작 외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라며 “서울시의 자금이 부적절하게 운용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런가하면 철도차량 납품 지연과 선급금 부정 사용을 막는 일명 ‘다원시스 금지법’이 발의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대전 중구)은 지난 5일 철도차량 납품 지연과 선급금 부정 사용을 막기 위한 ‘철도차량 납품지연 방지 3법(국가계약법·지방계약법·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서울교통공사, 한국철도공사 등과 전동차 납품 계약을 맺은 다원시스의 반복적인 납품 지연과 선급금 관리 부실 문제가 잇따라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일정 금액 이상 공사·제조·용역 계약의 선급금을 원칙적으로 20% 이하로 제한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최대 50%까지 허용하도록 했다. 선급금 사용 내역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상습적 납품 지연이나 선급금 목적 외 사용 기업은 ‘부정당업자’로 지정해 공공입찰을 제한하도록 했다.
또 기업 귀책으로 지체상금이 과도하게 발생해 계약 이행이 사실상 불가능할 경우 발주기관이 계약을 해지하고 선급금 반환 및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박 의원은 “철도차량 납품 지연은 단순한 계약 문제가 아니라 국민 안전과 이동권에 직결된 사안”이라며 “국민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공공입찰 방식과 선급금 관리에 대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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