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억 킴리아의 배신?… "10명 중 6명 효과 없어도 건보 ‘하이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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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억 킴리아의 배신?… "10명 중 6명 효과 없어도 건보 ‘하이패스’"

이데일리 2026-02-09 12:16: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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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던 초고가 신약 상당수가 실제 치료 효과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 채 건강보험 재정을 잠식하고 있다는 시민사회 비판이 나왔다. 정부가 추진 중인 신속등재 중심 약가제도 개편이 오히려 검증을 약화시키고 재정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등 단체가 9일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초고가 신약 치료효과 실태 발표 및 신속등재 재검토 촉구 기자회견'에 앞서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사진=석지헌 기자)


9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등은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고가 신약의 치료 효과 실태를 공개하며 신속등재 제도 재검토를 촉구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정부는 신속등재만을 강조하며 불확실한 위험과 재정 부담을 환자와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신약을 왜 환자에게 먼저 쓰고 그 결과는 공개하지 않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신약의 치료 효과와 관련된 사후 평가 자료는 대부분 비공개로 관리되고 있다. 경실련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초고가 신약의 치료 효과 및 성과 자료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제약사와의 계약 사항이라는 이유로 비공개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는 치료 효과와 비용 대비 성과 자료가 비교적 폭넓게 공개되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환자와 의료진이 약효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보 접근이 제한돼 있다는 지적이다.

김 대표는 “신약은 환자에게 생명이지만 효과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신속등재는 또 다른 좌절을 낳을 수 있다”며 “정부는 기존 등재 신약의 효과 평가 결과를 전면 공개하고 효과 기반 가격 조정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제시된 자료에 따르면 연간 약품비는 2024년 기준 26조8000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협상 신약 비용은 연평균 13.1%의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건강보험료 인상률의 약 8배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항암제와 희귀의약품에 적용되는 경제성 평가 면제 제도가 확대되면서 사전 검증 없이 고가 신약이 급여로 편입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가 초고가 신약의 성과평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회 투약 비용이 3억6000만원에 달하는 면역항암제 ‘킴리아주’는 환자의 59.1%에서 치료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투약 전 국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스핀라자’와 유전성 망막질환 치료제 ‘럭스터나’ 역시 환자의 절반이 기대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부대표는 “최근 항암제의 42.9%, 희귀의약품의 25%가 사전 경제성 평가 없이 급여 등재됐다”며 “이 과정에서 일부 신약 가격은 기존 대비 최대 8.5배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신속 승인 신약의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신속 승인된 항암제의 41%가 허가 후 5년 이내 치료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고, 유럽에서도 절반 이상이 임상적 유용성을 증명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됐다. 프랑스에서는 신약 적응증의 70%가 기존 치료제 대비 개선 효과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 실태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 부대표는 킴리아, 졸겐스마, 럭스터나 등 연간 치료비가 1억원을 넘는 초고가 신약을 분석한 결과, 킴리아는 투약 환자의 약 59.1%에서 치료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고, 유전자 치료제 역시 절반 이상이 기대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정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약가 제도 개편안이 이런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봤다. 개편안은 임상적 유용성·경제성 평가를 대폭 생략한 뒤 30일 내 급여 여부를 결정하고, 해외 8개국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약가를 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권혜영 경실련 보건의료위원(목원대 교수)은 “해외 가격은 환급이 반영된 ‘거품 가격’일 가능성이 크다”며 “검증 없이 고가를 그대로 들여오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이어 “불확실한 효과를 가진 초고가 신약에 대해서는 사전 승인제와 사후 평가를 강화해야 한다”며 “효과에 부합하지 않는 약은 가격 인하나 등재 철회 등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단체들은 △신약 치료 효과 평가 결과 공개 △신속등재 도입에 따른 사후 평가·재정 관리 방안 제시 △환자·국민 중심의 약가 제도 개편을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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