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다카이치 압승에 '헌법개정'·'동북아 외교' 영향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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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다카이치 압승에 '헌법개정'·'동북아 외교' 영향 주시

연합뉴스 2026-02-09 12:08: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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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개헌발의선 넘었지만 당장 추진은 않을듯…당분간 경제 집중 가능성

중일관계 갈등 장기화 가능성은 한국외교에도 부담…한중일 프로세스도 계속 '멈춤'

다카이치 총리 다카이치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민선희 기자 = 정부는 '강한 일본'을 주창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총선 압승이 일본의 외교안보 정책과 동북아 외교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지난 8일 치러진 일본 조기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집권 자민당은 전체 465석 가운데 3분의 2인 310석을 넘어 316석을 확보하는 대승을 거뒀다.

310석은 개헌안 발의선이자 참의원(상원)에서 부결된 법안을 중의원(하원)에서 재의결할 수 있는 의석 숫자로, 일본에서 한 정당이 중의원에서 단독으로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 것은 태평양전쟁 종전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국내 정치 기반을 탄탄히 다진 다카이치 총리가 외교안보 정책도 한층 자신감을 갖고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데, 한국 입장에선 특히 헌법 개정에 대해 그가 어떤 태도를 취할지 주목하고 있다.

일본은 전쟁과 무력행사의 영구 포기, 육해공군 전력 보유와 교전권 부인 등을 규정한 헌법 9조, 이른바 '평화헌법'에 의해 '전쟁을 할 수 없는 국가'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19일 중의원 해산 의사를 표명하는 기자회견에서 3대 안보문서 조기 개정, 국가정보국 창설, 스파이 방지법 제정 등과 함께 헌법 개정을 언급한 바 있다.

다만 개헌안 발의는 중의원뿐 아니라 참의원에서도 3분의 2 이상 의원이 찬성해야 가능한데, 참의원은 현재 여소야대 상태이며 다음 참의원 선거는 2028년 여름이어서 당장 개헌이 본격적으로 다뤄질 가능성은 작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당분간 개헌보다는 실질적 내용들, 즉 국가정보국이나 안보문서 개정, 스파이 방지법 등 우익적 정책들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은 커졌다"고 봤다.

다카이치 총리 다카이치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다카이치 총리는 정치적 스승인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노선을 따라 매파적 외교안보 정책을 내걸었다.

그러나 이번 압승이 대외 정책에 대한 지지라기보다는 고물가 등으로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일본 국민이 야당을 택하는 변화 대신 집권 여당에 힘을 실어주는 안정을 선택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다카이치 총리 취임 후 지금까지 약 3개월은 일종의 '허니문' 기간이었고, 총선 승리까지 거머쥔 상황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국내 경제 정책에서 실질적 성과를 보여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한 외교소식통은 분석했다.

실제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밤 NHK에 출연해 "제가 꼭 심판받고 싶었던 것은 경제 재정 정책을 크게 전환하는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도 다카이치 총리의 새 내각이 대외적으로 논란을 크게 불러올 수 있는 헌법 개정 문제를 손대기보다는 내치에 집중하면서 경제 살리기에 일단 힘을 쏟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 말대로 적극적 재정에 나서면 인플레이션을 잡기는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지지율이 꺾이면 대외정책에서 활로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기호 교수는 "돈을 풀면서 물가를 잡을 수는 없으니 지지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그럼 남는 것은 대외적 보수화와 중국 상대 강경 정책"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이미 다카이치 총리의 승리에 '화무백일홍'(花無百日紅·백일 붉은 꽃은 없다) 등 부정적 전망을 쏟아내는 분위기다.

국내 여론의 지지를 확인한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관련 발언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에 굽힐 가능성은 더 낮아졌고 중일 갈등은 더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중일 협력 메커니즘 또한 이와 맞물려 계속 멈춰 있을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한국 외교는 중일 갈등 와중에 불똥이 튀는 일이 없도록 대일·대중 관계를 더욱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주문이 제기된다.

일본 또한 중국과 갈등이 장기전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니 한국과의 관계에 더욱 신경 쓸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그런 측면에서 이달 22일인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 행사에 그동안 보내왔던 차관급이 아닌 장관급을 보낼 가능성도 현재로선 낮다는 분석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 '다케시마의 날'에 각료를 파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면우 전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다카이치 총리가 미국과의 관계를 기본적으로 중시하고, 한국에 대해서도 같이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다"며 일본의 대외 정책 향방을 잘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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