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올해 첫 해외 일정으로 중국을 찾았다. 표면적으로는 계열사 현장 점검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룹 차원의 ‘중국 재도약’과 HDC현대산업개발의 실적 반등이 맞물린 복합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HDC그룹은 9일 “정몽규 회장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북경과 텐진을 방문해 계열사 사업 현안을 점검하고 신규 개발 후보지를 살폈다”고 밝혔다. 이번 출장에는 도기탁 HDC 대표, 김병철 HDC영창 대표, 최필석 HDC현대EP 중국법인장 등이 동행했다.
그룹의 중국 사업 축은 두 갈래다. 악기 제조·문화사업을 담당하는 HDC영창과 첨단소재 부품기업 HDC현대EP다. 중국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HDC 측은 “지금이 오히려 투자 적기”라는 판단을 내리고 현지 거점 확장과 신규 프로젝트 발굴을 검토 중이다. 정 회장의 이번 방문 역시 단순 시찰이 아니라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게 내부 설명이다.
하지만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레 그룹의 핵심 상장사인 HDC현대산업개발(현산)로 향한다. 정 회장의 중국 방문이 그룹 차원의 성장 전략을 점검하는 자리라면, 국내에서는 현산이 ‘실적 터닝포인트’를 맞을 수 있느냐가 올해 최대 과제이기 때문이다.
증권가의 분석은 비교적 분명하다. 현산의 실적은 이미 저점을 통과했고, 2026년부터 본격적인 회복 구간에 진입한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산의 2025년 매출액은 4조1470억원, 영업이익은 2490억원으로 추산된다. 2024년 대비 매출은 소폭 감소하지만 이익은 증가하는 구조다. 핵심은 2026년이다. 매출 4조2100억원, 영업이익 4150억원으로 이익 규모가 70%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7년에는 영업이익이 60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IBK투자증권 역시 비슷한 진단을 내놨다. 현산의 2025년 4분기 실적은 매출 1조원, 영업이익 413억원으로 컨센서스를 크게 밑돌았지만, 이는 구조적 악화라기보다 ‘선제적 비용 정리’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일부 현장의 공사미수금에 대한 대손처리로 판관비가 일시적으로 증가했으나, 이는 향후 리스크를 미리 털어낸 조치”라며 “2026년부터는 실적 변동성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자체개발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실적 반등의 핵심 동력으로 지목된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등 주요 프로젝트에서 매출총이익률(GPM)이 40%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올해 상반기부터 수익성의 ‘질적 개선’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목표주가 전망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현산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올린 3만5000원으로 제시하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목표가 3만2000원을 유지하며 “저가 매수가 유효한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을 감안하면, 정 회장의 중국행은 단순한 해외 출장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룹 차원에서는 HDC영창과 현대EP를 중심으로 중국 내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국내에서는 현산이 선제적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며 실적 안정화 단계로 들어서는 국면이 동시에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HDC그룹의 올해 전략은 ‘중국에서 성장 기회 확보, 국내에서는 재무 안정과 수익성 회복’이라는 두 축으로 요약된다. 정몽규 회장이 중국에서 찾고 있는 새로운 사업 후보지가 무엇인지, 그리고 현산이 예상대로 실적 반등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가 2026년 HDC그룹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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