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검사에 무혐의 종용한 의혹…직권남용 혐의
일용직 상근성 인정 특검 처분엔 "이례적" 주장
(서울=연합뉴스) 전재훈 기자 = 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이 부하직원에게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라고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사건 당시 인천지검 부천지청장)를 9일 재소환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엄 검사를 소환해 조사 중이다. 지난달 9일에 이어 두 번째 피의자 조사다.
엄 검사는 '특검은 검찰 결론과 다르게 일용직 근로자의 상근성을 인정해 기소했는데 입장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분들은 근무 장소와 시간도 임의로 선택할 수 있고, 보수도 하루 단위로 지급됐다. 이런 근무 형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일용직으로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쿠팡 일용직 근로자의 상근성을 인정해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전·현직 대표를 재판에 넘긴 상설특검팀 처분에 대해 "이례적인 결정"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엄 검사는 또 '불기소 처분 과정에서 쿠팡에게 청탁을 받거나 소통한 게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없다"며 "모든 것을 공개하고 보여드릴 수 있다"고 반박했다.
부천지청에서 해당 사건을 수사할 당시 엄성환 전 CFS 대표를 소환 조사하지 않고 불기소 처분을 내린 이유에 대해선 "혐의가 인정되고 조사할 필요성이 있어야 소환하는 것"이라며 "(진정을 낸 근로자들을) 일용직이라고 보면 조사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특검팀은 이날 엄 검사를 상대로 쿠팡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라고 종용한 사실이 있는지, 쿠팡 측으로부터 무혐의 처분과 관련해 청탁받은 게 있는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은 쿠팡이 지난 2023년 5월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해 퇴직금 성격의 금품을 체불했다는 의혹이다.
근무 기간 중 하루라도 주당 근로 시간이 15시간 이하인 날이 끼어있으면 퇴직금 산정 기간을 초기화해 다시 계산하도록 퇴직 금품 지급 관련 규정을 변경해 수억원을 절감했다는 것이다.
엄 검사와 김동희 당시 부천지청 차장검사(현 부산고검 검사)는 지난해 초 해당 의혹을 수사하던 문지석 부장검사(현 수원고검 검사)에게 무혐의 처분을 하라고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실제 부천지청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해당 사건을 작년 4월 무혐의·불기소 처분했다.
이후 문 검사는 작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엄 검사와 김 검사가 쿠팡에 무혐의 처분을 하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폭로해 논란에 불렀고, 이는 상설특검팀 출범의 도화선이 됐다.
이 사건을 재수사한 상설특검팀은 쿠팡 일용직 근로자의 상근 근로자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CFS 전현직 대표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퇴직금법) 위반 혐의로 지난 3일 불구속기소 했다. 당시 부천지청의 무혐의 처분을 뒤집은 것이다.
특검팀은 앞서 지난달 7일과 이달 4일 두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은 김 검사를 조만간 다시 불러 보완 조사할 예정이다.
ke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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