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맨체스터시티와 리버풀의 혈투 막판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됐다. 빈 골문으로 공은 들어갔고 두 선수는 서로 뒤엉켜 넘어졌다. 그런데 주심은 득점 취소 후 수비자의 퇴장을 명령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9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25라운드를 치른 맨시티가 리버풀을 상대로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맨시티는 승점 50점 확보, 선두 아스널을 6점 차 추격했다. 리버풀은 승점 39점에 머문 6위다.
맨시티와 리버풀이 치열한 혈투를 벌였다. 후반 24분 소보슬러이 도미니크의 골키퍼를 무력화시키는 강력한 프리킥 득점으로 리버풀이 먼저 앞섰다. 그러나 후반 39분 엘링 홀란의 헤더 패스를 센스있는 움직임으로 베르나르두 실바가 밀어 넣으며 맨시티가 균형을 맞췄다. 팽팽한 흐름에서 후반 추가시간 7분이 주어졌다. 이때 맨시티가 추가시간 3분 홀란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맨시티가 추가시간 리드를 점하자 리버풀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과감한 변화를 택했다. 홀란의 PK 득점이 있기 전 비디오 판독(VAR)으로 많은 시간이 소비됐고 추가시간은 기존에 부여된 7분을 훌쩍 넘어갔다. 추가 실점은 리버풀에 큰 의미가 없어졌고 아르네 슬롯 감독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알리송 베케르 골키퍼의 공격 가담을 지시했다. 그런데 세트피스 상황이 종료된 뒤 곧장 맨시티가 역습을 전개했다.
이때 문제의 상황이 벌어졌다. 중원에서 공을 받은 라얀 셰르키가 리버풀의 빈 골문을 향해 슈팅을 시도했다. 셰르키의 슈팅은 애매한 속도로 뒷공간을 굴러갔고 마치 침투하는 엘링 홀란을 향한 전진 패스처럼 보이고도 했다. 결국 셰르키가 찬 공에 닿기 위한 홀란과 소보슬러이의 치열한 추격전이 벌어졌다.
주력에 자신 있는 홀란은 소보슬러이 뒤쪽에서부터 속도를 높이더니 박스 근처에서 결국 따라잡았다. 이때 소보슬러이가 배후에서 홀란이 튀어나오자 홀란의 왼팔 옷깃을 강하게 잡아채며 방해했다. 홀란이 방해를 받는 틈을 타 소보슬러이가 다시 공에 더 가까워졌다. 홀란도 이에 질세라 소보슬러이의 등을 잡아챘고 결국 두 선수는 골문 앞에서 뒤엉켜 넘어졌다. 셰르키가 찬 공은 그대로 골라인을 넘었다.
맨시티가 3번째 골로 확실히 쐐기를 박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주심은 득점 상황에 대한 온 필드 리뷰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검토 결과 주심은 맨시티의 3번째 득점을 취소했고 홀란의 옷깃을 먼저 잡아챈 소보슬러이의 다이렉트 퇴장을 명령했다. 소보슬러이의 퇴장을 당연해 보였지만, 맨시티의 득점이 왜 최소됐는지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이유는 소보슬러이의 첫 번째 파울이 득점 과정에 먼저 작용했기 때문이다. 소보슬러이의 첫 파울과 홀란의 두 번째 파울은 엄연히 다른 상황이다. 애초에 소보슬러이가 홀란을 끌지 않았더라면 홀란의 홀링 파울 역시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홀란의 행동은 판정에서 배제됐다.
결국 맨시티의 득점이 취소된 이유는 소보슬러이의 첫 반칙으로 이미 득점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소보슬러이가 홀란의 왼팔을 잡아끌면서 공에 가장 가까워지는 이득을 취했고 이후 상황이 전개됐다면 소보슬러이는 골라인이 넘기 전 공을 태클로 걷어낼 여지가 충분했다.
VAR 개입은 해당 상황을 바탕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이후 굴러 들어간 맨시티의 득점은 벌어지지 않았던 상황으로 판단된다. 게다가 주심은 첫 파울 상황에서 이미 어드밴티지를 적용했기 때문에 설령 소보슬러이가 공을 걷어냈더라도 VAR로 상황은 되돌려졌고 똑같은 퇴장과 프리킥이 주어졌을 것이다.
물론 득점 취소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은 분분하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중계진 개리 네빌은 심판의 판단이 경기 분위기를 헤쳤다고 주장했다. “규칙이 있다는 건 알지만, 경기의 흐름이라는 게 있다. 정말 김을 빼버렸다. 그냥 골을 인정했어야 한다. 이번 시즌 최고의 순간 중 하나를 죽여버렸다. 우리는 이런 경기를 보기 위해 산다. 나는 VAR의 지지자지만, 이번에는 기쁨을 죽였다”라며 비판했다.
그러나 동료 해설자 로이 킨은 “드라마를 더했다”라며 짜릿한 장면이 연출됐다며 치켜세웠다. 또 소보슬러리와 뒤엉켰던 홀란은 “심판은 규칙을 따라야 한다. 그에게 미안하다. 그냥 골을 주고 퇴장은 주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그게 규칙이고, 현실이 그렇다”라고 말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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