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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구글 등이 지난해 정부에 1대 5000 이상의 국내 고정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을 신청했고, 이날 관련 보완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정부는 조만간 반출 여부를 심의할 것으로 전해지지만, 이는 국가 기간 인프라를 외국 기업에 넘기는 졸속 개방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정밀지도는 단순한 길 안내 수단이 아니라 현실 세계를 복제한 디지털 트윈이자 로봇·자율주행차 등 피지컬 AI를 움직이는 핵심 인프라”라며 “외국인 관광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국토안보와 데이터 주권, 미래 산업 주도권이 걸린 국가 전략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국토안보 측면에서는 고정밀 지도 데이터가 무인기 침투 경로, 군사시설 정밀 좌표 제공 등 안보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구글의 고해상도 위성사진과 국내 1대 5000 정밀지도가 결합될 경우 주요 군사시설과 국가 핵심 보안 구역에 대한 입체 좌표가 완성될 수 있다”며 “일단 국외로 반출되면 재가공·활용 과정을 정부가 통제할 방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경제적 손실 가능성도 제기했다. 경실련은 업계·학계 분석을 인용해 “정밀지도 반출이 허용될 경우 지도·플랫폼·모빌리티·건설 등 8개 산업에서 향후 10년간 150조원에서 최대 197조원 규모의 비용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밀지도는 자율주행, 물류, 배달 로봇 등 피지컬 AI 산업의 핵심 데이터인데, 이를 구글에 넘기면 국내 산업 전반이 글로벌 빅테크의 데이터 독과점에 종속될 수 있다”고 짚었다.
조세 정의 문제도 언급했다. 경실련은 “정부가 요구한 국내 데이터센터 설치는 데이터 통제뿐 아니라 과세 기준 확보 차원에서도 중요하다”며 “그러나 구글은 국내 고정 서버 설치를 거부해 왔고, 그간 막대한 국내 수익에 대한 법인세를 회피해 왔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설령 데이터센터를 설치하더라도, 현행 제도하에서는 외국 빅테크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감독이 어렵다”며 “국내법을 반복적으로 위반해 온 외국 기업에 국가 전략 자산을 넘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글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요청 불허 △국내 고정밀 지도의 국가 전략 인프라 지정 및 관리 체계 강화 △국내 기업의 피지컬 AI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공 데이터 개방 및 지원책 마련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경실련은 “정부는 외교·통상 압박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과 안보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데이터 주권과 국가 안보 수호를 위해 끝까지 감시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구글이 제출한 추가 서류 등을 토대로 ‘측량 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를 열어 고정밀 지도 반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가 최종 결론을 내기까지는 몇 달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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