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대학생 사이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을 제치고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애플이 3년 연속 앞서던 구도가 처음으로 뒤집힌 것이다.
대학생활 플랫폼 ‘에브리타임’을 운영하는 비누랩스 인사이트는 전국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Z세대 트렌드 리포트: IT편’을 6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혁신적인 기업’ 이미지를 묻는 문항(복수응답)에서 삼성은 62%를 기록하며 애플(51%)을 앞섰다. 2023년 첫 조사 이후 처음 있는 변화다.
삼성을 둘러싼 부정적 인식도 크게 줄었다. ‘정체된 기업’ 이미지를 꼽은 응답은 지난해 40%에서 올해 21%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한때 Z세대 사이에서 굳어졌던 ‘보수적이고 변화가 느린 기업’ 이미지가 빠르게 옅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애플은 같은 항목에서 25%를 기록해 전년 대비 6%포인트 상승했다. 혁신 이미지는 유지했지만, 정체됐다는 인식에서는 삼성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역전당했다.
기업 전반에 대한 인식에서도 두 브랜드의 성격 차이는 뚜렷했다. 삼성의 핵심 이미지는 ‘신뢰가는’이 82%로 가장 높았고, ‘실용적인·친근한’(80%), ‘스마트한’(76%)이 뒤를 이었다. 기술 변화 속에서도 안정성과 생활 밀착형 이미지를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다.
애플은 ‘세련된·고급스러움’(84%)과 ‘트렌디한’(83%) 이미지가 1, 2위를 차지했다. 다만 ‘불친절한’ 이미지가 68%로 뒤따르며 서비스 경험에 대한 불만이 여전히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의 경우 긍정 평가가 전반적으로 줄었다. ‘실용적인’ 이미지는 지난해 52%에서 올해 27%로 크게 낮아졌고, ‘올드한’(76%), ‘정체된’(65%)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기업 이미지 변화는 스마트폰 선택에서도 드러났다. 현재 Z세대 대학생의 스마트폰 보유 비율은 아이폰 61.6%, 갤럭시 38.4%로 여전히 애플이 앞서 있다. 격차는 23.2%포인트다.
그러나 향후 구매 의향을 묻자 차이는 눈에 띄게 줄었다. 아이폰 57.4%, 갤럭시 42.6%로 격차는 14.8%포인트까지 축소됐다. 아이폰 사용자 중 갤럭시로 이동하려는 비율은 전년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11.9%→11.7%), 갤럭시에서 아이폰으로 바꾸려는 응답은 지난해 20%에서 올해 7.8%로 급감했다.
브랜드 충성도가 일방적으로 애플에 쏠려 있던 흐름에 균열이 생겼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번 리포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AI 활용 방식이다. 응답자의 90%가 AI 서비스를 상시 이용하고 있으며, AI에 대한 신뢰도는 60.4%로 지난해보다 18.7%포인트 높아졌다.
활용 목적도 달라졌다. 지난해 1위였던 정보 검색은 2위(69.1%)로 내려왔고, ‘과제 및 리포트 작성’이 82%로 가장 많이 꼽혔다. 강의 정리(42%), 어학 공부(32.4%) 등 학업 전반에 AI가 깊숙이 자리 잡은 모습이다.
주목할 대목은 ‘고민 상담’이 30.7%로 상위권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AI를 사용하는 학생 중 38%는 힘들 때 사람보다 AI를 먼저 찾는다고 답했고, 40.4%는 감정 관리에 실제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AI가 기능적 도구를 넘어 개인적인 대화 상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의미다.
대학 현장에서도 AI 활용은 이미 현실이 됐다. 강의 중 AI 녹음·요약 기능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55.6%에 달했다.
평가 방식에 대해서도 Z세대의 태도는 분명했다. 응답자의 91.4%가 대학이 AI를 제도권 안에서 받아들이고 공존해야 한다고 답했다. ‘시험은 관리하되 과제에서는 가이드라인 하에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60.8%로 가장 많았고, ‘시험과 과제 모두 허용해야 한다’는 응답도 30.6%에 이르렀다. 전면 단속을 주장한 비율은 8.6%에 그쳤다.
비누랩스 인사이트는 “Z세대에게 AI는 선택지가 아닌 필수재로 자리 잡았다”며 “대학과 교육기관이 현실을 외면하기보다 활용 기준과 윤리를 명확히 세우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업 이미지, 스마트폰 선택, 대학 문화까지. Z세대의 인식 변화는 IT 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신호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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