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프레임에 꺼져가는 성장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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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상장' 프레임에 꺼져가는 성장동력

데일리임팩트 2026-02-09 08:59: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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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6년 2월 6일 16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의도 증권가. (출처=이미지투데이)


지주회사 체제 하의 그룹 계열사 상장이 번번히 무산되면서 기업의 성장동력이 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행법상 지주회사와 그 계열사에 대한 각종 규제가 기업의 자금조달과 투자를 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에선 무조건적인 규제보다는 기업 성장과 주주 환원을 동시에 꾀할 수 있는 정교한 해법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무엇보다 과거의 법 체계에 발목을 잡혀 성장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S그룹은 최근 증손회사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앞서 에식스솔루션즈는 글로벌 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시장 확대로 급증하고 있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금 마련을 이유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ACT)와 소액주주들은 이를 LS 주주의 이익을 훼손하는 '알맹이 빼가기'로 규정하고 IPO에 반대했다. 여기에 정치권마저 가세하면서 결국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 계획은 무산됐다.


IPO라는 대규모 자금 조달 창구가 막히면서 LS그룹은 고금리 차입이나 지분 희석이 불가피한 유상증자 등 별도의 수단을 고민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는 비단 LS그룹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주회사 제도 출범 이래 대기업 그룹 내 지주회사가 산하 자회사를 상장해 자금조달을 시도하려 할 때마다 주주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왔다. 이른바 '중복 상장' 논란이다.


상장 지주사가 장래 촉망받는 신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를 독립시켜 상장할 경우 투자자 입장에선 지주사가 아닌 사업 자회사 주식을 직접 매수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이 과정에서 모회사는 단순한 투자 기구로 전락해 자회사의 성장이 모회사의 주주 가치로 온전히 연결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그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범으로 지목돼 주주들로부터 비판 받았으며, 결국 정부도 직접 규제에 나섰다. 한국거래소는 이르면 이달 내 중복상장 심사 세칙을 개정해 IPO 문턱을 더욱 높이겠다고 밝혔다. 최근 추진되고 있는 상법 개정과 의무공개매수 제도 등도 지주사의 자회사 중복 상장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무작정 IPO를 막는 것이 능사는 아니란 지적도 제기된다. 그 부작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주사 체제 하에서 그룹 계열사의 사업을 성장시키려면 외부 자금조달이 절실한데, 자금조달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IPO이기 때문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부채비율 200% 제한과 자회사 지분율 요건 등 엄격한 재무 규제를 받는다. 이 때문에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은 부채비율 한도를 위협하고 고금리 이자 비용 부담이 커 섣불리 선택하기 어렵다. 유상증자 역시 쉽지 않다. 계열사 지원을 위한 대규모 증자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 역시 주주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차선책으로 거론되는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발행도 상황은 비슷하다. 발행 시점엔 부채로 잡혀 재무 규제를 악화시키고 향후 주식 전환 시엔 역시 주주가치 희석과 주가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CB나 BW 발행도 주주들의 환영을 받지 못한다. 


사실상 주주들이 찬성하는 대규모 자금 조달 수단이 없는 셈이다. 이미 부작용은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 네이버가 자회사 네이버웹툰을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킨 것처럼, 국내 중복상장 논란을 피하기 위해 해외 증시에 자회사 상장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내 우량한 비상장 기업과 자본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주주와의 충분한 소통과 동의가 있을 경우 상장사의 물적분할을 지나치게 규제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 대안 중 하나로 상장 대상인 자회사 주식을 모회사 주주에게 현물 배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더불어 국내 지주회사의 빈약한 현금 창출력을 보완할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현실적으로 IPO 외에는 조 단위의 대규모 자금 조달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IPO 제한은 기업의 성장 동력을 꺾을 수 있다는 우려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주사의) 부채비율 상한으로 차입을 제한하고 (자회사의) 상장까지 막으면 기업의 손발을 묶는 셈"이라며 "CVC(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 역시 지주회사가 자기자본을 대거 투입해야 하는데 오너 개인의 자금력에는 한계가 있어 현실적인 (자금)조달 방안이 마땅치 않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해외에는 트래킹 스톡 등 유연한 자금조달 기법이 많아 굳이 물적 분할 후 상장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며 "상법 개정을 통해 자금조달 기법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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