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부터 외치고 본 정치, 정청래와 조국의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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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부터 외치고 본 정치, 정청래와 조국의 착각

월간기후변화 2026-02-09 08:36: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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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불거진 합당 논란의 중심에는 서로 다른 위치에 있으면서도 닮은 태도를 보이는 두 인물이 있다. 정청래조국이다. 한 사람은 집권 여당 지도부의 책임 있는 위치에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우당의 대표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두 사람 모두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다루는 방식에서 정치의 기본 문법을 벗어나고 있다.

 

정청래는 당내 논의가 충분히 무르익지 않은 상황에서 합당을 기정사실처럼 밀어붙이는 태도를 보여왔다. 이는 민주당 내부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제의식과 이견을 설득과 토론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속도와 힘으로 정리하려는 접근에 가깝다.

 

합당이 단순한 선거 기술이나 세력 결합이 아니라 당의 정체성과 당원 주권, 향후 정치 질서를 좌우하는 문제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태도는 지도부의 책임감보다는 조급함을 드러낸다. 특히 반대 의견을 당권 도전이나 내부 흔들기로 해석하는 시선은, 건강한 토론을 위축시키고 당내 민주주의를 소모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조국 역시 다르지 않다. 합당 논의를 공식적으로 전달받지 못한 상황에서도, 마치 합당이 성사되지 않으면 민주당이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공개 메시지를 던졌다. 이는 우당으로서 상대 정당의 내부 절차와 시간표를 존중하기보다는, 위기 담론을 통해 선택을 압박하는 방식이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동일선상에 놓고 결과를 단정하는 비교 역시 정치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아전인수에 가깝다. 선거의 성격, 유권자의 판단 기준, 정부 출범 이후의 정치 지형은 모두 달라졌는데, 이를 무시한 채 과거의 경험을 현재에 그대로 대입하는 것은 현실 인식의 결핍을 드러낸다.

 

문제는 이 두 태도가 서로 맞물리며 논의를 왜곡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청래의 밀어붙이기식 접근은 조국에게 압박의 명분을 제공하고, 조국의 공개적 위기론은 정청래에게 속도전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된다.

 

그 사이에서 사라지는 것은 당원 주권과 숙의의 시간, 그리고 유권자에게 설명해야 할 정치의 책임이다. 합당을 반대하거나 유보하자는 목소리는 다당제 원칙을 지키려는 문제의식일 수도 있고, 지방선거 이후로 논의를 미루자는 현실적 판단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다양한 스펙트럼은 두 사람의 언어 속에서 쉽게 ‘방해물’이나 ‘비협조’로 축소된다.

 

더 큰 문제는 자기 성찰의 부재다. 민주당 지도부는 왜 지금 이 시점에 합당 논란이 당 안팎의 불신을 키우고 있는지 돌아봐야 하고, 조국혁신당은 왜 2년 전 총선에서 받았던 지지가 현재처럼 줄어들었는지 먼저 설명해야 한다.

 

그럼에도 두 사람 모두 상대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자신의 선택을 유일한 해법처럼 제시하는 데 익숙해 보인다. 이는 정치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는커녕, 불필요한 권력투쟁 프레임만 키운다.

 

 

정치는 결단 이전에 설득의 예술이다. 합당은 결론보다 과정이 중요하고, 속도보다 신뢰가 우선이다. 정청래와 조국 모두 이 기본을 망각한 채 각자의 위치에서 압박과 단정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 결과, 논의의 본질은 흐려지고 감정의 골만 깊어진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큰 목소리도, 더 빠른 결론도 아니다.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두 사람이 먼저 태도를 낮추고, 민주적 절차와 현실 인식 앞에서 겸손해지는 것, 그것이 합당 논의 이전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정치적 책임이다.

▲ 김학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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