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판타지오·사람엔터테인먼트
[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탈세 의혹, 범죄 전과 등 톱스타들의 잇따른 논란으로 인해 이들을 주연으로 내세워 촬영을 마치고 공개를 기다리던 작품들이 벼랑 끝에 몰렸다.
사안의 사회적 파장이 큰 만큼 주연작 공개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과 배우의 사생활과 작품의 가치는 별개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며 ‘캔슬 컬처’(Cancel Culture)를 바라보는 시선도 엇갈리고 있다. ‘캔슬 컬처’는 유명인·기업 등이 부적절한 발언·행동을 했을 때, 대중이 그들의 지지·소비를 중단하고 사회적으로 배제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방송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은 판타지오 소속 배우들의 잇딴 세금 의혹이다. 소속사 간판스타인 차은우는 어머니 명의의 법인을 이용해 소득을 분산하고 낮은 세율을 적용받으려 했다는 의혹으로 200억 원대의 추징금을 통보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최근 판타지오로 이적한 김선호 역시 가족 법인을 통해 정산금을 우회 수령하고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소속사 측은 “세법 해석의 차이일 뿐”이라고 해명했으나, 광고계는 이들의 흔적을 지우며 발 빠른 ‘손절’에 나섰다. 이와 맞물려 두 사람이 각각 주연을 맡은 디즈니+ 시리즈 ‘현혹’과 넷플릭스 ‘원더풀스’에도 직간접적 여파가 미치는 인상이다.
더 큰 위기에 빠진 작품은 tvN의 ‘시그널2’다. 주연 배우 조진웅의 과거 소년범 전과가 드러난 뒤 그가 일방적인 은퇴까지 선언하며 작품 자체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 특히 그가 극 중 정의를 수호하는 형사 캐릭터를 맡았다는 점에서 대중의 배신감과 비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러한 사태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날카롭게 대립한다. 작품 공개를 반대하는 측은 연예인의 막강한 영향력을 근거로 들며 “도덕적 결함이 있는 인물을 화면에서 보는 것 자체가 시청자에게 정서적 폭력이 될 수 있다. 콘텐츠 소비는 배우의 이미지에 대한 신뢰를 전제로 한다”며 엄격한 잣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배우의 과오와 작품의 가치는 별개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 사람의 잘못으로 수백 명의 스태프가 쏟은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것은 ‘지나친 연대책임’이라는 지적이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작품은 수많은 이들의 협업한 결과물”이라며 무분별한 캔슬 컬처가 문화 산업 전반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주연 배우 리스크로 인해 공개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제작 현장과 플랫폼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한 제작 관계자는 “출연 계약서에 위약금 조항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미 발생한 제작비 손실 및 브랜드 이미지 훼손에 대한 실질적인 손실 보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배우 개인의 도덕적 리스크가 산업 전체를 마비시키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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