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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가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미국의 원격 의료서비스 기업 힘스앤드허스(Hims & Hers)가 노보노디스크의 경구용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동일한 성분의 알약을 파격적인 가격에 출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장이 요동쳤다.
힘스앤드허스는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노보노디스크의 경구용 위고비와 동일한 활성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를 함유한 복합조제 의약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가격은 첫 달 49달러(약 7만원), 이후 월평균 99달러(약 14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는 노보노디스크 원제품 최저가인 149달러(약 21만원)보다 훨씬 저렴한 수치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노보노디스크 주가는 유럽 증시에서 8% 급락했고, 경구용 비만약 ‘오르포글리프론’ 시판을 준비 중인 일라이릴리 역시 뉴욕 증시에서 장중 6%대 하락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힘스앤드허스의 전략이 먹혀들 경우 빅파마들의 독점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하지만 힘스앤드허스의 ‘반란’은 단 하루 만에 제동이 걸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이례적으로 강경한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마틴 머캐리 FDA 국장은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FDA 승인을 받지 않은 복합조제 제품이 승인 의약품의 제네릭(복제약)이거나 동일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행위에 대해 단호히 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FDA는 특히 복합조제 의약품이 FDA의 안전성 및 유효성 평가를 받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위반 사항이 시정되지 않을 경우 제품 압류 및 금지명령 등 추가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사실상 힘스앤드허스에 강력한 ‘경고장’을 날린 셈이다.
노보노디스크 측도 반격에 나섰다. 마이크 도우스타 최고경영자(CEO)는 “경구용 위고비와 달리 복합조제 제품은 체내 흡수 시스템이 검증되지 않아 구매자들이 돈을 낭비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힘스앤드허스 역시 자사 제품이 FDA 승인 제품과 다른 제형 및 전달 시스템을 사용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어, 향후 적법성 및 효능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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