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지도부에 의해 당에서 제명당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토크콘서트를 열고 본격 세몰이에 나섰다. 한 전 대표는 "제가 제풀에 꺾여서 그만둘 거란 기대를 가진 분은 그 기대를 접으라"고 경고했다. "꼭 좋은 정치를 하겠다"며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도 남겼다.
한 전 대표는 8일 오후 서울 송파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약 150분 일정으로 짜인 행사는 한 전 대표가 '당원 게시판 사건'으로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뒤 주도한 첫 공식 행사다. 주최 측에 따르면 토크콘서트에 마련된 좌석은 약 1만 석이라고 한다. 김성원·배현진·박정훈·안상훈·유용원 의원 등 원내외 친한동훈계 인사들도 참석했다.
"제가 제명을 당해서 앞에 붙일 이름이 없다"며 우스갯소리로 말문을 연 한 전 대표는 "제가 정치하면서 여럿 못 볼 꼴 당하고, 제명까지 당하면서도 여러분 앞에 당당히 섰다"고 말했다.
이어 여당에서 제기한 '티켓 가격' 논란을 의식한 듯 "저는 이 콘서트에서 단 1원 한 푼도 가져가지 않는다. 그래야 여러분을 당당하게 더 자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한 전 대표 토크콘서트 티켓 가격은 무대에서 가까울수록 비싸며 △R석 7만9000원 △S석 6만9000원 △A석 4만5000원으로 판매됐다.
한 전 대표는 자신의 공직 생활에 관해 이야기하며, 특히 윤석열 정부 법무부 장관 시절 더불어민주당과 대치한 일화를 언급하다 "저와 함께 가야 할 사람들, 함께 갈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포용하고 공격하지 말라는 원칙이 있는데, 이런 것이 쌓이다 보니 어느 순간 민주당이 아니라 우리 내부에서 저를 공격하고 폄하하는 것이 쉬운 경향이 있더라"라며 "씁쓸하지만 최대한 참겠다"고 말했다.
이때 한 전 대표는 울컥한 듯 훌쩍이는 모습을 보였고, 지지자들은 "울지마"라고 외쳤다. 수건으로 눈가를 훔친 한 전 대표는 "고맙다. 그런다고 제가 매번 참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지난 2024년 4월 총선을 치른 일화를 상기할 땐 "총선을 통해 당이 이기는 게 아니라 권력을 공고히 하려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친윤석열계를 겨냥한 듯한 말을 했다.
한 전 대표는 "3월을 기점으로 이종섭 호주대사 사태, 의대 사태 등 여러 가지 이해하지 못할만한 상황들이 연쇄적으로 나왔다"며 "당시 대통령 머릿속을 지배하는 상업적 극단 유튜버가 '이 총선 지자'고 말하던 때다. 황당하게도 그런 유튜버들이 지금 국민의힘 지도부를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신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관계에 대해 한 전 대표는 "김건희 씨 관련 출처 불명 지라시가 '단톡방'에서 돌아다녔는데 믿지 말라.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저는 그 분과 식사조차 한 자리에서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저에게 무슨 쌍욕 같은 걸 했다는 것도 사실처럼 돌던데 아니다. 저는 공적 관계에서 누구에게도 그런 선 넘는 행동을 용인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당 대표가 된 이후에 윤 전 대통령과 추종 세력은 저를 고립하고 축출하려 시도했다"며 "저를 당 대표에서 조기 퇴진시키기 위한 '김옥균 프로젝트'는 실제로 있었고 실행됐다"고 주장했다. 당원 게시판 사태에 대해 "저를 제명하고 찍어내려는 사람들에게는 사실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가 않다"고 반박한 한 전 대표는 "결국 윤 전 대통령이 시작한 김옥균 프로젝트를 장동혁 대표가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꼭 좋은 정치 하겠다"며 "계엄 그리고 '윤 어게인', 이건 바로 헌법에 반하기 때문에 우리가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부정선거 음모론 같은 선동은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나쁘다"고 했다.
그러면서 "역사를 보면 상식 있는 다수가 행동하지 않을 때, 침묵할 때 극단주의 세력이 득세하고 중심 세력이 돼서 사회를 퇴행시켰다"며 "계엄 옹호 '윤어게인' 같은 극단주의자들이 지금 중심 세력을 차지하려 하고 있다. 이건 대단히 위험한 퇴행"이라고 짚었다. 지방선거 출마설이 지펴지고 있는 한 전 대표는 "행동하는 다수가 중심 세력이 돼야 한다. 극단주의자들에게 제 자리를 찾아주자"며 "제가 앞장서겠다", "우리가 함께 지금 행동하는 다수의 역전승을 시작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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