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식 수면법'으로 정말 2분 만에 잠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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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식 수면법'으로 정말 2분 만에 잠들 수 있을까?

BBC News 코리아 2026-02-08 16:02:12 신고

3줄요약
팔 한쪽을 베고 잠든 군인의 모습
Getty Images
전문가들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군대식 수면법'은 오히려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두가 빨리 잠들고 싶어 한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이 불면증으로 고통받거나, 쉽게 잠들지 못한다.

추정치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어디든 전체 인구의 5~50% 인구가 불면증을 앓는다.

사람들은 밤새 뒤척이는 고통에 시달리다 각종 숙면 요령을 찾아보게 된다. 단 2분 만에 잠들 수 있다는 일명 '군대식 수면법'도 요즘 유행하는 방법이다.

틱톡에서 입소문을 탄 기법으로, 조회수 수백만 회를 기록한 영상들은 몇 가지 간단한 단계만 거치면 거의 즉시 잠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BBC가 만나본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면법이 "위험한" 기대감을 조성해 오히려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신 전문가들로부터 군에서 실제로 활용하는 효과적인 수면법 중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일반인들도 참고할 만한 방법은 없는지 들어봤다.

'군대식 수면법'이란?

군대식 수면법은 미국의 육상 코치 로이드 '버드' 윈터가 1981년 저서 '릴랙스앤드 윈(Relax and Win)'에서 개념화됐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윈터는 미 해군 예비비행학교 조종사들이 극한의 스트레스 속에서도 잠을 깊이 자고 최상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 기법을 개발했다. 이 책에서는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지시한다:

  • 천천히 깊게 호흡하며 이마, 두피, 턱, 얼굴 전체를 차례로 이완시킨다
  • 어깨를 내리며 깊게 숨을 들이쉬고 내뱉는다. 흉부의 긴장도 함께 풀어준다
  • 이두근에서 팔뚝, 손 순서대로 팔 전체를 의자나 침대에 툭 떨어뜨리듯 깊이 내려놓는다. 반대쪽 팔도 같은 방식으로 반복한다
  • 허벅지부터 시작해 종아리, 발목, 발 순으로 다리를 이완시킨다. 반대쪽 다리도 같은 방식으로 반복한다
  • 이제 마음을 비우고 머릿속에 마음을 느긋하게 해주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저자는 따뜻한 봄날의 풍경 혹은 고요한 호수를 제안했다)
  • 필요하다면 '생각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반복하며, 최소 10초 동안 다른 생각을 차단한다

윈터는 이 방법을 6주간 연습하면 조종사들이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낮이든 밤이든" 2분 안에 잠들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실망하게 될 겁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렇듯 빠른 결과를 기대하면 오히려 잠들기 위한 시도 자체가 망가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군의 신경과학자이자 수면 전문가인 앨리슨 브레이거 박사는 "이렇게 하면 곧바로 잠들 수 있다, 단 2분 만에 잘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평균적으로 사람이 잠에 드는데에는 약 5~20분이 걸린다. 따라서 단 2분 만에 잠들려고 기대한다면 결국 실망하게 되고, 심지어 별로 졸리지 않을 수도 있다.

브레이거 박사는 "솔직히 불가능한 목표를 달성하려고 애쓰다 보면 실망만 커질 뿐"이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2분 안에 잠이 든다면 오히려 만성 수면 부족이나 진단되지 않은 수면 장애와 같은 다른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브레이거 박사는 실제로 몇몇 군인들이 이러한 수면법을 활용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워낙 군에서는 업무 강도가 높기에 일부 군인들이 단 몇 분 만에 잠드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빨리 잠들 수 있는 방법?

영국의 정신의학 및 수면의학 전문의인 휴 셀식 박사는 불면증을 앓는 일반인들이 군대식 수면법으로 그리 큰 효과를 보진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런던대학병원 수면 클리닉의 수석 임상의인 셀식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볼 때, 내가 만나 본 환자들은 이 방법을 써도 효과가 없었다. 만약 효과가 있었다면 애초에 나를 보러 올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핵심은, 환자들은 절박한 나머지 빠르게 잠들길 원하겠지만, 그것이 항상 핵심 지표는 아니라는 점이다.

셀식 박사는 "오랫동안 수면 문제로 고생했다면 좋은 수면을 이상화해버리기 쉽다. 또한 이를 절대적으로 완벽한 것이라며 상상하기도 쉽다"고 경고했다.

"대부분 낮에 깨어 있고 휴식을 취한 느낌이 든다면, 당신의 수면은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8시간 수면이 이상적이라고 여겨졌으나, 이러한 목표 설정도 불필요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셀식 박사는 "8시간 수면이라는 개념은 신화에 불과하다. 그것도 꽤 해로운 신화"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유전적 요인 등으로 인해 이상적인 수면 시간은 개인마다 다르다. 즉 모두에게 통하는 마법의 숫자는 없는 것이다.

셀식 박사는 이를 신발 사이즈에 비유했다. 사람의 발 평균 사이즈가 6일 수 있지만, 다 8이나 4 사이즈를 신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7~8시간 이상 자야 하는 사람도 있고, 그보다 더 짧게 자도 문제없는 사람도 있다.

이에 그는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시간만큼 자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더 빨리 잠들고 싶은 이들을 위해 그는 3가지 팁을 제안했다.

우선 매일 같은 시간에 잠에 들고 일어나면 하루 중 같은 시간에 피로감과 졸음을 느끼고 결국 비슷한 시간에 잠에 들 가능성이 커진다고 한다.

또한 낮잠의 경우 피로감이 회복돼 밤에 잠들기 힘들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피곤해지면 누워야 한다. 만약 아직 몸이 잠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누우면 "그저 오랫동안 누워만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니 앉은 상태에서 저녁 시간을, 나만의 시간을 즐겨라"는 셀식 박사는 "만약 꾸벅꾸벅 졸리고, 눈이 감기고, 읽고 있는 내용에 집중할 수 없음이 느껴지면 바로 그때가 잠자리에 들 때"라고 강조했다.

군복차림 그대로 잠든 군인 3명
Getty Images
고강도 스트레스 작전 임무에 투입된 군인들은 전술적 낮잠을 자도록 권고받는다

군인들의 수면 방식에서 일반인이 배울 점은?

한편 영국 육군에서 수면 과학 및 의학 전문가로 활동하는 알렉스 로클리프 박사는 "군대식 수면법"이라는 명칭에 다소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기법을 떠받치는 생리적, 심리적 메커니즘 자체에는 특별히 군대만의 요소가 담겨 있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이 방법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점진적으로 근육을 이완시키고 호흡하는 방법은 오늘날 군에서도 가르치는 내용이라는 설명이다.

12명이 같은 방에서 잠을 자야 하는 상황에서 생도들과 군인들은 깊이 자기 힘들 수도 있다. 이때 안대, 귀마개 등을 착용하거나 문이 부드럽게 열리도록 조정만 해도 도움이 된다.

한편 군인들이 극한의 환경에서 활용하는 수면 기술에도 일반인에게 유용한 부분이 있다.

고강도 임무에 투입된 병사들은 밤새 숙면을 취할 수 없기에 가능할 때 전술적 낮잠을 자도록 권고받는다.

밤에 빨리 잠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낮잠이 권장되지 않을 수 있지만, 수유 중인 사람처럼 여건상 밤에 제대로 잘 수 없는 사람이라면 전략적으로 낮잠을 자면 좋을 수 있다.

한편 브레이거 박사는 일반인들이 군에서 배울 수 있는 또 다른 핵심 기술로 수면 습관 만들기가 있다고 제시했다.

규칙적인 수면 습관이 정립되면, 이제 일과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 시간이라는 신호가 뇌에 전달돼 졸음이 빠르게 찾아온다.

"결국 규율의 문제"라는 그는 "군에서는 이러한 루틴에 규율이 확립되고, 방해 요소가 최소화된다"고 덧붙였다.

우선 매일 밤 정확히 같은 시간에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끄고 책을 읽은 뒤, 불을 끄는 습관을 들여보면 어떨까.

브레이거 박사는 "신체는 이를 빠르게 습득할 것이며, 매일 꾸준히 실천한다면 잠드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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