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압박 대책에도 불구하고 청년 세대의 내 집 마련을 향한 열망은 식지 않고 있다.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 연합뉴스
8일 연합뉴스는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력한 추위가 몰아친 전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의 가파른 언덕길에 롱패딩으로 무장한 채 임장하는 2030세대들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이들은 부동산 임장 모임장의 설명을 들으며 20평대 아파트 가격이 11억 원에 달한다는 소식에 탄식을 내뱉었다. 한 청년은 "집 사기가 너무 힘들어 이제 경기도까지 눈을 돌려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쉬면서도 언 손을 녹여가며 꼼꼼히 메모를 이어갔다.
정부의 규제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음에도 청년들이 현장으로 향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지금이 아니면 영영 집을 사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에 따른 급매물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동시에 작용했기 때문이다.
서대문 현장에서 만난 A 씨는 "정부가 계속 정책을 내놓으니 오히려 자극을 받아 조급해진다"며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시기를 맞추기 위해 미리 공부를 하는 중이라 전했다.
그러나 실제 현장의 분위기는 기대와 달랐다. 임상병리사로 일하는 B 씨는 매물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임장을 시작했으나, 실제로 나오는 집이 없다며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크다고 토로했다. B 씨는 서민을 위한 대출 규제는 풀리지 않는데 현장에서는 용산의 100억 원대 매물 이야기만 들리고 있다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그는 "다주택자를 압박하면 전세가 사라져 결국 서민들만 월세살이에 전전긍긍하게 될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청년들은 부족한 종잣돈을 모으기 위해 주식과 암호화폐(가상화폐·코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금융권에 재직 중인 30대 C 씨는 2021년 매수했던 마곡 아파트를 정리하고 마포나 서대문으로 옮기기 위해 임장에 참여했다. C 씨는 투자 스터디 멤버 중에는 트럼프 당선 이후 돈이 풀릴 것을 기대하며 미국 주식 시장에 집중하는 이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직장인 D 씨는 주식 투자에서 손실을 본 뒤 부동산을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판단해 이곳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 정책에 대한 강한 불신도 포착됐다. 마포 임장에서 만난 E 씨는 공급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공직자들도 강남에 집을 가진 상황에서 다주택자 규제가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비판했다.
부동산 채널을 운영하는 한 유튜버는 연합뉴스를 통해 최근 임장이나 스터디를 원하는 사람이 오히려 늘고 있다며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세 매물이 사라진 상황에서 비싼 월세를 내느니 차라리 대출을 끼고 집을 사겠다는 것이 요즘 30대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들의 판단이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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