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김이 모락모락 나는 추운 계절이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음식 중 하나인 대구는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인류사와 밀접한 에피소드를 다수 보유한 생선이다. 큰 입을 뜻하는 이름처럼 대구목 대구과에 속하는 이 생선은 담백하고 깔끔한 맛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지만, 그 이면에는 사료용 대가리의 유통 사건부터 한 마리 가격이 100만 원에 육박했던 기록까지 놀라운 과거가 숨겨져 있다.
나란히 누워있는 대구들. / 거제시 제공-뉴스1
유튜브 채널 '생선선생 미스터S'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억하지 못하는, '아주 놀라운' 대구의 과거'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대구에 대해 설명했다.
대구는 수분이 많고 기름기가 적어 생물로 먹으면 살이 부드럽고, 건조하면 감칠맛이 응축되는 특징이 있다. 경남 거제 지역에서는 설날에 대구 육수로 끓인 떡국을 즐기며, 진해만 일대에서는 산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대구 회가 별미로 꼽힌다. 특히 과거 선조들은 바닷바람에 살짝 말린 대구를 회로 썰어 먹는 일종의 숙성 방식을 즐겼는데, 이는 오늘날의 드라이에이징과 유사한 형태다.
대구의 뜻 설명. / 유튜브 '생선선생 미스터S'
대구회. / 유튜브 '생선선생 미스터S'
대구와 관련된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는 1990년대 후반 발생한 사료용 대구 대가리 유통 사건이다. 당시 식용 수입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품질 미달의 대구 대가리들이 세관 검사가 허술한 사료용으로 둔갑해 국내에 대량 유통됐다.
일각에서는 대구 볼찜이 이 사료용 대가리를 처리하기 위해 고안된 음식이라는 설이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대구찜은 아귀찜 요리법에서 파생해 이미 존재하던 음식이었으며, 당시 국산 대구 어획량이 급감해 대가리가 귀해지자 업자들이 수입 사료용을 식용으로 속여 파는 범죄를 저지른 것이 사건의 실체다.
'약대구' 설명. / 유튜브 '생선선생 미스터S'
영양학적 가치가 높아 '약대구'라 불리기도 했던 이 생선은 버릴 부위가 하나도 없다. 살과 뼈는 물론 아가미로는 장재젓을 담그고 알과 내장도 젓갈이나 탕의 재료로 사용한다.
곤이의 뜻. / 유튜브 '생선선생 미스터S'
이리의 뜻. / 유튜브 '생선선생 미스터S'
흔히 혼동하는 '곤이'는 암컷의 알집인 난소이며, '이리'는 수컷의 정소를 의미한다. 대구는 수컷의 이리가 맛이 좋아 드물게 수컷이 더 비싼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대구의 수난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1990년대 들어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해 경남 지역에서는 대구 씨가 말랐으며, 1993년에는 위판량이 0을 기록하며 멸종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당시 큰 대구 한 마리 가격은 90만 원까지 치솟아 뉴스에 보도될 정도였다. 이는 명태의 멸종 경로와 매우 흡사했는데, 특히 명태 새끼인 노가리가 사라지자 대구 새끼를 이용해 '앵치 노가리'를 만들어 팔았던 무분별한 조업이 큰 원인이 됐다.
90만 원까지 가격이 매겨졌다던 예전의 '대구'. / 유튜브 '생선선생 미스터S'
다행히 꾸준한 인공 방류 사업과 1월 금어기 지정 등의 노력으로 대구는 다시 우리 바다로 돌아왔다. 최근에는 서해안에서도 많은 양이 잡히며 한때 충청도가 전국 최대 대구 산지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해수온 상승이라는 새로운 위기에 직면해 있다. 찬물을 좋아하는 한류성 어종인 대구의 특성상 수온이 1도만 올라도 서식지에 큰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도 대구는 '바다의 빵'이라 불릴 만큼 중요한 식량 자원이었으며, 이를 차지하기 위한 국가 간의 분쟁인 '대구 전쟁'이 발발했을 정도로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때는 흔해서 비료로 쓰이기도 했고, 또 한때는 귀해서 수십만 원을 호가했던 대구는 여전히 우리 식탁에서 가장 중요한 생선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의 반응도 이어졌다. 댓글에는"대구 이젠 아는 척 좀 해야겠네요. 잘 봤어요", "저는 약대구가 궁금하더라구요. 오늘도 잘 보았습니다", "영상 보고나니 시원한 대구지리 한 그릇이 생각나네요", "낚시 가야만 먹을 수 있는 생 대구회!", "낚시게임하면 가장 많이 잡히는 생선이지만 현실에서는 너무 귀하고 비싸짐", "너무 신기하네요", "와 90만원?ㄷㄷ", "오늘 저녁에는 대구 맑은탕 한 사바리 가야겠어요"등 다양한 반응이 있었다. 대구의 생태와 역사, 식문화가지 조명한 콘텐츠가 시청자들의 호기심과 공감을 동시에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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