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기록된 두 사람의 삶과 춤', ‘춤이 말하다: 문소리x리아킴' [공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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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기록된 두 사람의 삶과 춤', ‘춤이 말하다: 문소리x리아킴' [공연리뷰]

경기일보 2026-02-08 13:25: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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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이 말하다: 문소리x리아킴' 공연 중 배우 문소리. 남동문화재단 제공

 

7일 오후 4시 남동소래아트홀 소래극장. 예정된 공연 시작 시간이지만 이제 막 입장을 마친 공연장은 어수선함이 남아있었다. 공연 관람 안내 멘트도 없고, 객석 불도 꺼지지 않은 상태. 어두운 무대 위로 한 사람이 걸어 나왔다. 공연 시작을 인지하지 못한 관객들은 작은 목소리로 자신들의 대화를 이어갔고 그 속에서 무대 위 사람은 요가로 몸을 풀기 시작했다. 여러 자세로 몸을 이완시켰고 머리 서기를 하고 내려서는 순간 암전과 함께 공연이 시작됐다.

 

지난달부터 서울과 경기 광주에서 공연해 온 ‘춤이 말하다: 문소리x리아킴’은 두 출연자가 화자가 돼 말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춤으로 부연하는 방식이었다. 1부는 배우 문소리가 2부는 안무가 리아킴이 맡았다.

 

요가로 몸을 푼 문소리는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자신을 늘 ‘뒷걸음질’ 치던 아이였다고 소개했다. 늘 에너지가 70%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은 아이였던 배우는 고등학교 시절 연극 ‘에쿠우스’를 본 뒤 에너지가 100%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요가의 머리서기 동작처럼 세상이 뒤집히는 첫 번째 순간이 에쿠우스 였다는 그는 이창동 감독의 영화 ‘오아시스’에서 뇌성마비를 앓는 한공주 역할을 맡으며 또 한 번 세상이 뒤집혔노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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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이 말하다: 문소리x리아킴' 공연 중 배우 문소리. 남동문화재단 제공

 

사무실 한 구석에서 캐릭터를 설득하기 위해 호흡과 리듬을 바꾸고 근육의 긴장과 균형을 다시 배열해온 과정은 그녀에게 배우로서 큰 영광을 줬지만 그 뒤에 남은 신체의 통증과 아픔은 배우 본인의 몫이었다. 그렇게 당시의 외로움과 통증은 무대 위에서 춤의 모티브가 돼 동작으로 이어졌다.

 

1부는 배우가 아닌 자연인으로서 빠져있는 ‘탱고’를 처음으로 무대 위에서 선보이며 끝이 났다. 두 사람이 만나 하나의 심장과, 네 개의 다리로 그려내는 탱고 무대는 인간 문소리가 갖고 있는 자신의 일과 삶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순간이었다.

 

쉼없이 이어진 2부는 마이클잭슨의 ‘빌리진’ 실황 영상으로 시작됐다. 그가 처음으로 선보인 ‘문워크’ 동작을 이어받은 리아킴이 무대 위에 미끄러지듯 등장했다. 수줍음에 뒷걸음치던 어린 문소리와는 달리 소녀 리아킴의 뒷걸음질은 꿈을 갖게 하는 동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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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이 말하다: 문소리x리아킴' 공연 중 안무가 리아킴. 남동문화재단 제공

 

무대 위 찬사와 성취의 순간과 지하 연습실에 간극에 괴로워하던 그녀는 극복보다는 잠식의 시간에 머무르며 스스로를 갉아먹었다. 경제적인 어려움에 준비되지 않은 몸 상태로 댄스 경연 프로그램에 나가기도 하지만, 제자들 앞에서 차가운 고배를 맛보기도 한다.

 

그녀는 “완전히 바닥에 닿고 보니, 그 바닥을 도움닫기 삼아 올라올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즈음 그녀는 완벽한 기술보다는 몸이 먼저 반응하는 움직임을 발견했다. 형식을 내려놓고 몸의 충동에 귀 기울일 때, 다시 살아 있는 언어가 됨을 고백했다. 리아킴은 자신의 경험을 따라가며, 춤이 누군가의 성취를 증명하는 수단이 아니라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소통의 방식임을 무대 위에서 증명해냈다.

 

무용수의 신체에 숨겨진 ‘말’을 춤과 말로 직접 풀어내는 렉처 퍼포먼스 ‘춤이 말하다: 문소리x리아킴’은 이달 21일 광명시민회관에서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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