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50대 요양보호사 A씨는 2025년 5월 17일 밤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 승강장 쓰레기통 옆에 떨어진 카드지갑을 주웠다.
막차 시간이 임박해 지갑을 일단 집으로 가져온 그는 다음 날 아침, 분실 장소 인근 우체통에 지갑을 넣었다. 습득 장소 근처에서 처리해야 주인이 찾기 수월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지갑 안에 있던 현금 2천원을 두고 순간적인 유혹이 스쳤다. 일부러 교통비를 들여 현장까지 간 만큼 ‘거마비 정도는 받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2천원을 꺼냈고, 지갑은 그대로 우체통에 넣었다.
두 달 뒤인 7월, A씨는 지하철경찰대로부터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출석 요구를 받았다. 우체통에 들어간 지갑이 곧바로 주인에게 전달되지 않고 우체국에 보관돼 있던 사이, 현금이 사라진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A씨는 즉시 수사관을 통해 2천원을 즉시 반환했고, 지갑 주인도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점유이탈물횡령죄는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하기 않는 죄)가 아니어서 수사는 종결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를 경미범죄심사위원회에 회부했고, 즉결심판이 청구됐다. 서울남부지법은 벌금 5만원을 선고했다. 형식상 일반적인 전과로 남지는 않지만, 향후 공무직 임용 등에 불이익이 발생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A씨는 '지갑을 찾아주려 했던 선의'가 사실상 '범죄'로 기록됐다는 사실에 억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에 정보공개 청구와 국민신문고 민원을 제기했지만 “절차에 따른 조치”라는 원론적 답변만 돌아왔다고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는 8일 "저는 주인에게 지갑이 안전히 돌아가기만을 바랐는데, 잘못된 판단이었지만 범죄자 낙인을 찍은 건 너무 가혹한 형벌"이라며 "남은 인생의 생사까지 생각하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A씨는 정보공개 청구로 받은 경찰 수사 자료에 자신이 지갑을 돌려주려 한 정황이나 금액 반환에 대한 내용은 누락됐다며 "오직 사전 실적을 위해 한 시민을 범죄자로 몰아세운 수사 아니냐"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수사 자료를 누락한 사실이 없으며, 형사 입건 후 송치하지 않고 경미범죄심사위원회에 회부한 것은 오히려 나름의 선처를 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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