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서 성능 미달 판정을 받은 국산 전자충격기, 이른바 테이저건이 수년간 군에 보급돼 실제 작전에까지 사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8일 YTN이 보도한 내용이다.
해당 장비는 지난해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경계작전에도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군은 논란이 불거진 뒤에야 뒤늦게 사용 중지 조처를 내렸다. 장비 검증과 예산 집행 과정 전반에 대한 관리 부실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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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된 테이저건은 2019년 경찰의 날을 맞아 열린 치안산업박람회에서 처음 공개된 국산 제품이다. 당시 이 장비는 회전식 장전 구조를 통해 3연발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고, 미국산 테이저건보다 연속 발사 기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이후 진행된 성능검사에서 잦은 기계 오작동과 신뢰성 부족 문제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현장 도입은 무산됐다.
경찰은 당초 2700여 정을 도입할 계획이었으나, 성능 미달 판정이 내려지자 제조업체와의 소송 가능성을 감수하면서까지 계약을 해지했다. 현장 치안 장비로 사용하기에는 안전성과 신뢰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군은 같은 장비를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육군 군사경찰 등을 중심으로 약 1100정 도입해 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투입된 예산만 약 15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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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논란을 키운 대목은 지난해 경주 APEC 정상회의 당시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경계작전에 투입된 장병들 역시 성능 문제가 제기된 테이저건을 휴대하고 임무에 나섰다. 국가 주요 국제행사 경계작전에 불량 논란이 있는 장비가 사용된 셈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장병 안전은 물론, 만약 실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대응 실패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군은 해명에 나섰다. 테이저건이 경찰처럼 현장 제압을 위한 주력 장비가 아니라, 경계작전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보조수단이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군 역시 안전성 논란을 인지한 이후인 지난해 11월 10일부터 해당 장비의 사용을 전면 중지했다고 밝혔다. 경주 APEC 경계작전이 끝난 직후에야 조치가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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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장비 도입 과정 전반에 대한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다. 경찰에서 이미 성능 미달 판정을 받은 장비가 군에 대규모로 납품됐다는 점에서, 부처 간 정보 공유와 검증 절차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문제가 확인된 이후에도 장기간 운용이 이어졌다는 점은 관리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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