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건물에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래커칠을 한 60대 남성이 원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항소9부(김준혁 부장판사)는 재물손괴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A씨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5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증거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피해 회사의 의사에 반해 건물 외벽 및 출입문에 래커 스프레이로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등의 낙서를 하는 방법으로 재물을 망가뜨린 사실 및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24년 3월 3차례에 걸쳐 경기 이천시 한 건물의 외벽과 출입문 등에 래커 스프레이로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등의 내용을 낙서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미지급된 공사 대금을 이유로 건물에 유치권 존재 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했고, 2023년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에 관해 피고인의 유치권이 있음을 확인한다'는 화해권고결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피고인은 재판 과정에서 해당 건물 대표이사 B씨가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표시를 하도록 사전 승낙을 했고 재물손괴 고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원심은 B씨가 래커 스프레이로 유치권 표시를 하는 것을 허락했다는 취지로 법정에서 직접 진술했으며, B씨가 실질적 대표이사인지를 두고 다툼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B씨가 피해 회사 대표이사 및 주주 명의를 신탁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 고려하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그러나 항소심은 "B씨가 처음엔 법정에서 '유치권 행사 중'이라고 표시하도록 허락한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가 다시 번복하는 등 진술이 일관되지 않은 점을 보면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B씨가 작성한 사실확인서를 보면 플래카드 등 표시 수단을 넘어 제거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드는 래커칠을 하는 것까지 승낙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건물 점유권자이자 피해 회사 지분 20%를 가지고 있는 C씨에게는 아무런 승낙을 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B씨의 승낙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행위가 적법하다고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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