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조사 뒤흔든 종반 정세, 여권 우세 속 300석대 접근
개헌 발의선 310석, 중의원 선거가 여는 제도 변화의 문
접전 선거구와 무당파층이 가를 최종 의석 분포
도쿄 포함 각지 눈 예보, 도쿄는 실제로 눈발 이어져 투표율 변수
[포인트경제] 일본의 중의원 선거가 8일 투표일을 맞아 최종 국면에 들어섰다.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여야의 단순 승패가 아니라 여권이 헌법 개정안 발의선인 3분의 2, 즉 310석에 얼마나 접근하느냐다. 중의원 정수 465석 가운데 310석은 개헌 절차의 출발점으로, 이 문턱을 넘길 경우 일본 정치는 전례 없는 제도 변화 국면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선거 막판 일본 언론의 종반 정세는 대체로 여권 우세에 무게를 둔다. 요미우리신문과 니혼TV, 닛케이는 공통적으로 자민당이 단독 과반을 노릴 흐름이라고 전했고, 일본유신회와의 연대를 더하면 300석대에 접근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일부 보도에서는 여권이 310석 문턱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표현도 등장했다. 이는 법안 재의결이 가능한 절대안정다수를 넘어, 개헌 발의 조건을 충족하는 수준이다.
도쿄도 제12선거구 중의원 소선거구 후보 포스터 게시판/사진=박진우 특파원 ⓒ포인트경제
이 같은 흐름의 배경으로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 早苗) 총리의 대중적 인지도와 보수층 결집 효과가 거론된다. 자민당은 전통 강세 지역을 안정적으로 지키는 동시에, 도시권 일부 경합지에서 반등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반면 야권은 선거 직전까지 연대와 노선 정리가 매끄럽지 못해, 조직력과 메시지 측면에서 여권에 밀렸다는 평가가 많다. 일본 언론은 무당파층의 상당수가 막판까지 선택을 유보하고 있어, 접전 지역의 결과가 의석 판도를 크게 흔들 수 있다고 분석한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1월 31일부터 2월 1일까지 전화·인터넷 방식의 정세조사를 실시했다. 의석 전망은 요미우리·닛케이·니혼TV 등의 종반 정세를 기준으로 여권 300석대 접근과 310석 가능성을 정리했다.
310석의 의미는 분명하다. 일본 헌법 개정은 중의원과 참의원 각각 3분의 2 찬성으로 발의한 뒤 국민투표 과반을 얻어야 확정된다. 중의원에서 이 기준을 충족한다는 것은 개헌 절차의 첫 문을 여는 일이다. 곧바로 개헌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 의제가 ‘불가능’에서 ‘가능’으로 성격을 바꾸게 된다. 안보 환경 변화와 국가 기능 재정비를 명분으로 한 논의가 속도를 낼 경우 일본 정치의 무게추는 보수적 개혁 방향으로 더 기울 수 있다.
이번 선거의 결과는 한국에도 직접적인 파장을 남긴다. 안보 측면에서 일본의 역할 확대와 제도 정비가 가속화되면 한미일 공조의 실무 협력과 별개로, 역사와 안보 인식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 개헌 논의가 방위 정책과 결합할 경우 한국 사회의 경계심이 커질 가능성이 있고, 일본에서는 국내 지지층 결집을 위한 상징 의제로 활용될 여지도 있다. 한국 정부로서는 일본 내 제도 변화의 방향을 조기에 읽고 외교적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
경제 영역의 영향도 작지 않다. 여권이 큰 폭으로 승리하면 재정 확대와 감세 공약에 추진력이 실리고, 시장은 엔화 약세와 금리 상승 가능성을 동시에 의식하게 된다. 엔화 흐름은 한국의 대일 수출 가격 경쟁력과 일본 내 소비 심리에 직접 연결된다. 엔저가 길어지면 일본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가격 매력도가 약해질 수 있지만, 일본의 내수 부양과 투자 확대가 현실화되면 부품·소재·관광 등에서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
선거 직후의 정책 신호는 환율과 금융시장에 먼저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이 확장 재정 기조를 강화하면 글로벌 자금 흐름에도 변화가 생겨, 한국 기업과 투자자는 단기 변동성 관리가 과제가 된다. 동시에 한일 간 산업 협력의 공간도 넓어질 수 있어,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열리는 국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변수는 날씨다. 투표일인 8일 현재 도쿄에서도 눈발이 이어지고 있어 유권자의 투표장 이동을 부담스럽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눈이 많이 내린 지역에서는 이동 여건이 나빠지면서 부동층(무당파)과 저관여 유권자일수록 투표 참여가 더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정당별로는 조직표가 강한 여권(자민당 중심)이 상대적으로 투표율 하락의 충격을 덜 받을 수 있는 반면, 부동층·도시 유권자 흐름에 기대는 야권은 악천후가 이어질 경우 경합지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결국 이번 선거의 진짜 질문은 승패 그 자체보다 여권이 어디까지 가느냐다. 과반을 넘는 수준이면 기존 노선의 연장이고, 300석대 중반이면 국정 장악력이 커진다. 310석을 넘기면 개헌 발의라는 제도적 문이 열린다. 종반 정세가 가리키는 여권 우세 흐름 속에서, 오늘 밤 개표 결과는 일본 정치의 다음 장면과 한일 관계의 온도를 함께 결정하게 된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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