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에 '25% 관세 위협' 이어 '비관세장벽 양보' 다층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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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韓에 '25% 관세 위협' 이어 '비관세장벽 양보' 다층 압박

연합뉴스 2026-02-08 09:29: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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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세장벽 논의 위한 '한미FTA공동위' 한달 이상 밀려…조율 난항

농산물·온라인플랫폼규제·지재권 등 협상대에…美 "진전된 입장" 요구

'對韓 25% 관세' 美관보 게재 움직임에…산업계 "대미 수출 막대한 타격" 우려

부산항 북항에 쌓여 있는 수출입 컨테이너들 부산항 북항에 쌓여 있는 수출입 컨테이너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정부가 미국의 관세 인상 저지를 위해 총력전에 나선 가운데 비관세 장벽 협상에서도 '진전된 입장'을 요구받는 등 대미 무역 협상에서 다중 압박을 받고 있다.

정부는 미측에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지난해 타결한 한미 관세 협상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일본이 대미 투자에 속도를 내고 이른바 '쿠팡 사태', '온라인플랫폼법' 등 이슈가 겹치면서 협상 진전을 더디게 하고 있다.

미국이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을 관보에 게재하는 작업까지 실무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대차 등 국내 기업들은 한국에 대한 관세가 인상되면 일본·유럽연합(EU) 등 경쟁국보다 관세가 높아져 수출 등에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농산물·온플법 등 비관세장벽 협상서도 거센 '美 압박'

8일 통상 당국 등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당초 지난해 12월 비관세 장벽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아직 회의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미는 작년 관세 및 대미 투자 협상에서 미국이 한국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은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진행하기로 하고, 비관세 장벽 이슈는 한미 FTA 공동위를 열어 정리하기로 했다.

이후 양국은 비관세 장벽 문제 논의를 위한 실무 협의를 시작했으나, 협의가 길어지면서 공동위 개최는 한 달 넘게 밀린 채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대화하는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대화하는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서울=연합뉴스) 조현 외교부 장관(왼쪽)과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이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6.2.4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특히 최근 미국을 방문한 조현 외교부 장관은 기자들을 만나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한국이 (대미) 전략 투자뿐 아니라 비관세 장벽 관련 사안에서도 진전된 입장을 조속히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혀 한국이 비관세 장벽 협상에서도 상당 부분 양보 압박을 받고 있음을 시사했다.

비관세 장벽 협상에서 한미는 식품 및 농산물 교역, 온라인 플랫폼 규제, 지식재산권 등 현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양국이 작년 발표한 조인트 팩트시트에는 "한국은 식품 및 농산물 교역에 영향을 미치는 비관세 장벽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한다"는 문구가 담겨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검역 절차, 위해성 검사' 등 분야의 조정은 있을 수 있어도 "시장 개방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외교가에서는 조인트 팩트시트를 근거로 미국이 한국에 식품·농산품 시장 개방을 압박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한미는 관세 협상 관련 공동 설명자료에서 농·생명공학 제품의 규제 승인 절차 효율화, 미국 신청 건의 지연 해소, 미국산 원예작물 관련 요청을 전담하는 'U.S. 데스크' 설치, 미국산 육류 및 치즈에 대한 시장 접근 유지 등을 위해 협력하기로 한 바 있어 미측이 이와 관련해서도 한국의 진전된 조치를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망 사용료,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정책에 있어 미국 기업들이 차별당하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한다는 내용도 한미 관세 협상 팩트시트에 담겨 있는데,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 입법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이미 미국 내에서 나온 바 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서울=연합뉴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2026.1.23 [산업통상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양국은 이 밖에도 지식재산권, 노동, 환경 규제, 수산 보조금, 공급망 공조 강화 등의 분야 현안을 놓고도 협상하고 있다.

이처럼 비관세 장벽 협상은 관세 및 대미 투자 등 굵직한 문제를 놓고 '빅딜'이 가능했던 지난해 관세 협상보다 훨씬 많은 쟁점을 다뤄야 하고, 분야별로 세부적인 내용까지 기술적으로 합의해야 하는 만큼 통상 당국이 미측의 다중 압박 속에 이를 조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상 당국 한 관계자는 "양국 간 현안에 대해 서로 인식이 다른 부분이 있고 이를 조정하고 정리하는 데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다"며 "실무선에서 의견 접근을 위해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경제계 "관세 25% 부과시 큰 타격"…政·국회 '대미 투자' 속도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對)한국 관세 인상' 발언 이후 한국 정부는 외교·통상·안보 라인을 총동원해 미국의 관세 인상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미국 측으로부터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 방침 철회나 유예' 등과 같은 답변은 듣지 못한 상태다.

미국은 내부적으로 대(對)한국 관세를 15%에서 25%로 올리기 위한 관보 게재 등 행정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산업계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대미 수출 주력인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로 지난해 2·3분기에만 총 4조6천억원의 비용을 부담하는 등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다시 관세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일본·EU보다 높은 관세를 물게 돼 수출·이익 구조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경기도 평택항에서 수출 대기 중인 자동차들 경기도 평택항에서 수출 대기 중인 자동차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인상 대상을 한국산 자동차뿐 아니라 목재, 의약품 등 품목관세와 기타 상호관세로 언급하고 관세를 무역 합의 이전 수준인 25%로 다시 올리겠다고 밝혀 국내 수출 산업 전체가 관세 인상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의 근거로 거론한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문제는 국회에서 여야가 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에 합의하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지만, 미국의 행정 조치가 언제 나올지 몰라 기업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경제 6단체는 지난 5일 공동 성명을 내고 "미국의 예고된 25%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자동차, 바이오 등 산업 전반의 대미 수출에 막대한 타격이 초래될 수 있다"며 정부와 국회에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정부는 국회 입법 상황 등을 미측에 설명하며 관세 인상 조치의 철회나 최소한 1∼2개월의 유예기간을 부여받기 위해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다.

여야, 대미투자특별법 특위 구성 합의 발표 여야, 대미투자특별법 특위 구성 합의 발표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여야 원내지도부가 대미투자특별법 특별위원회 구성에 합의했다.
4일 국회에서 여야 원내지도부가 협상 끝에 대미투자특별법 특위 구성에 합의해 합의문에 서명한 뒤 공동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송언석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 2026.2.4 hkmpooh@yna.co.kr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구체적인 투자 프로젝트 선정 및 투자 이행 등 절차를 신속하게 밟을 수 있도록, 한미 간 대미 투자 추진을 위한 실무 협의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

통상 당국 관계자는 "대미 투자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이미 장관급에서 대면·화상 접촉을 통해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지만, 서로 생각하는 투자 분야에 대해서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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