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안다상속연구소장] 사랑했던 사람의 사망은 유족에게 깊은 슬픔을 남기지만, 동시에 피할 수 없는 현실적 숙제를 안겨 준다. 사망신고, 금융재산 조회, 부동산 확인, 채무 정리, 상속재산분할, 등기 이전, 상속세 신고까지 이어지는 절차는 법률·행정·세무 전반에 걸쳐 있다. 이 모든 과정을 상속인이 각자 알아서 처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고, 직접 하면서 부담스러워 한다는 점이다.
현장에서 상속 상담을 하다 보면, 상속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불안이다. 고인이 상속을 준비하지 않고 돌아가실 때는 상속 절차는 유족에게 바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다가온다. 행정안전부가 마련한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가 고인(피상속인)의 금융거래·토지·자동차·세금 등 19가지의 정보를 제공해 준다. 이러한 정보를 획득한다고 하더라도 누락되는 정보나 통장거래내역 등의 자세한 조회는 쉽지 않다. 이렇게 정보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형제자매가 각자 판단을 내리다 보면, 작은 오해가 갈등으로 번지고 결국에는 법원으로 향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상속 분쟁이 시작되면 통상 1심만 2년 이상 재판이 이어져 소송비용 등의 경제적 부담도 커지고, 그 시간 동안 가족관계는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되기도 한다. 법원에 간 가족들이 다시 화목해지기는 무척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필자는 현재 ‘상속 통합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상속 통합서비스란 고인의 사망 이후 상속인이 부담해야 할 법적·행정적·세무적 업무를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하여 안내하고, 필요하다면 이를 대행하는 서비스다. 단순히 서류를 대신 처리해 주는 것이 아니라, 상속 전 과정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컨설팅해주는 종합적 서비스라는 점에 그 특징이 있다.
상속 통합서비스의 첫 단계는 상속재산의 정확한 파악이다. 금융재산, 부동산, 채무 내용을 객관적으로 정리한 뒤, 상속인에게 법적으로 가능한 선택지를 설명한다. 그 사람 다음 단계에서는 공동상속인 간의 상속재산분할 협의를 돕는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사전증여의 파악이다. 공동상속인 간에 협의가 되고 중재 절차로 진행할 수 있다면 신속한 자료 제공만 된다면 분쟁의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 과정은 재판이 아니라, 전문 변호사의 중재와 조정에 가까운 방식으로 진행된다. 각 상속인의 권리를 존중하되, 감정의 충돌을 최소화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분할에 이르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실무 경험상,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할 경우 상속 절차는 빠르면 3개월 이내에도 마무리할 수 있다. 법원에서 재판으로 다투는 것과 비교하면 시간과 비용, 그리고 심리적 소모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특히 합리적인 가격으로 체계화된 상속통합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상속인이 각자 변호사·세무사·법무사 등 전문가를 따로 찾아다니며 처리하는 것보다 오히려 경제적인 경우도 많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가족관계다. 상속통합서비스는 ‘이기는 상속’이 아니라 ‘정리되는 상속’을 목표로 한다. 재판처럼 승패를 가르는 구조가 아니라, 중재 절차에 가까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형제자매 간의 우애를 지킬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상속이 끝난 뒤에도 가족으로 남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서비스의 가치는 매우 크다. 필자는 이러한 중재 등이 공동상속인들 간의 분쟁을 해결하는 하나의 대안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상속은 개인이 혼자 감당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재산 구조는 복잡해지고, 가족 형태는 다양해졌으며, 상속을 둘러싼 법과 조세제도도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상속통합서비스는 상속인들의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상속을 직접 처리하는 것보다,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변호사, 세무사의 도움을 받아 짧은 시간 안에, 합리적인 비용으로, 관계를 지키며 마무리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앞으로 이러한 서비스가 확대되고 보편화될 것이라고 본다.
■조용주 변호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사법연수원 26기 △대전지법·인천지법·서울남부지법 판사 △대한변협 인가 부동산법·조세법 전문변호사 △안다상속연구소장 △법무법인 안다 대표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