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피해 진실규명신청 각하 위법…법원 "재조사 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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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피해 진실규명신청 각하 위법…법원 "재조사 했어야"

이데일리 2026-02-08 09:10: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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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한국전쟁 희생자에 대한 기존 진실규명결정을 취소한 것은 적법하나 이후 진실규명 신청을 각하한 처분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전경. (사진=이데일리 DB)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양순주)는 A씨가 진실화해위원회를 상대로 낸 이의신청 기각결정 취소 소송에서 진실규명 신청 각하 결정은 취소하고 나머지 청구에 대해서는 기각을 선고했다.

A씨는 한국전쟁 당시 행방불명된 고 B씨의 아들이자 고 C씨의 조카로, 두 사람이 국민보도연맹 관련 집단살해로 희생됐다며 2020년 12월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위원회는 2023년 11월 고 B씨와 고 C씨가 국민보도연맹과 관련됐다는 이유로 1950년 6~7월 대전에서 군경에 의해 희생됐다고 판단해 진실규명결정을 했다.

A씨는 이듬해 1월 진실규명결정에 포함된 ‘노동당원으로 활동하다 처형’, ‘악질부역자로 처형’ 등의 표현이 허위라며 삭제를 요구했으나 이번에는 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위원회는 1951년 1월 6월 고 C씨가 고등군법회의에서 국방경비법 위반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다는 내용의 판결문과 형무소 사망출소 기록을 추가로 발견했다. 이에 기존 진실규명결정 중 고 C씨 부분을 취소하고, ‘확정판결이 있는 경우 진실규명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이유로 고 C씨 관련 진실규명 신청을 각하했다. A씨는 이 처분 전부가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기존 진실규명결정 취소 처분에 대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행정행위를 한 처분청은 그 행위에 하자가 있는 경우 별도의 법적 근거가 없더라도 스스로 이를 취소할 수 있다”며 “추가 자료에 따르면 고 C씨는 1951년 1월까지 살아있었다고 볼 수 있고, 당초 진실규명결정에서 인정했던 사망이유와 사망시기, 사망장소 등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된 이상 취소결정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진실규명신청을 각하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고등군법회의 판결이 당시 법률에 근거해 내려진 것으로 형식상 확정판결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해당 판결에 이유가 기재돼 있지 않고 교도소 기록에도 ‘사형출소’가 아닌 ‘사망출소’로 남아 있는 점 등을 지적했다. 또 사형 집행 관련 기록이 확인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판결 집행으로 사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아울러 1950년 전후 민간인들이 오인이나 즉결 처형 등으로 희생된 사례가 다수 존재했던 역사적 상황을 감안하면 진실규명 신청 내용이 명백히 허위이거나 이유 없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위원회로서는 재조사를 진행해 사망이유와 사망시기, 가해자, 불법성 등을 확인한 후 진실규명결정이나 진실규명불능결정을 해야 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폈어야 했다”며 “별도의 조사 없이 곧바로 각하한 것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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