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대책 법안 12개 중 1개만 국회 의결…과징금 등에 여야 갈등
체불 대책 법안은 4개 중 1개…법정형 상향 등 상임위 통과 속도
(서울=연합뉴스) 옥성구 기자 = 고용노동부가 산업재해 감축과 임금체불 근절 대책을 내놓은 지 반년 가까이 됐지만, 관련 법안 16개 중에 3개(18.75%)만 국회 문턱을 넘었을 정도로 입법 속도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입법 지연의 답답함을 토로하고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국회에) 더 가서 빌든지 하겠다"고 했지만, 산재사망 반복 기업에 대한 과징금 등 법안을 두고 여야 갈등이 계속돼 입법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8일 관계부처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노동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노동안전(산재) 종합대책과 임금체불 근절대책 관련 입법사항은 각 12개, 4개다.
산재 대책 12개 법안 중에 국회를 통과한 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과 생활물류서비스법 개정안 등 2개뿐이다.
재해조사보고서 공개와 안전보건공시제 도입, 명예감독관 위촉 의무화, 위험성평가 미실시 사업주 벌칙 등 내용을 담은 산안법 개정안은 지난 달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다만, 산재 대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연간 3명 이상 산재 사망사고 발생 기업에 대한 영업이익 5% 이내 과징금 부과 등을 담은 산안법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과징금 부과에 대한 여야 이견이 첨예해서다. 여당은 산재 감축을 위해 최대 5% 과징금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야당은 기업 활동 위축을 우려하며 반대한다.
노동자·명예감독관에게 작업중지권을 신설하는 산안법 개정안도 여야 간 입장차가 크다.
여야 갈등에 산안법 개정안은 지난 5일 열린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안건이 보류됐다.
택배업 위탁 표준계약서 주요 사항 반영 의무화 등을 담은 생활물류서비스법 개정안은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논의돼 지난해 11월 13일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밖에 기후노동위 소관이 아닌 건설기술진흥법·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안,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 전기공사업법 개정안, 정보통신공사업법 개정안, 소방시설공사업법 개정안, 국가유산수리법 개정안, 국가계약법·지방계약법 개정안 등의 입법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노동부 관계자는 "그간 법안소위에서 산재 대책 관련 법안에 대해 논의가 많았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며 "과징금에 대한 입장차는 많이 해소됐는데, 작업중지권 등에 대해 숙의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있어 의결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임금체불 근절 대책은 산재 대책보다는 비교적 입법 속도가 빠른 편이다. 임금체불 근절 대책 4개 법안 중에 1개 법안(임금채권보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임금채권보장법 개정안에는 체불 노동자 보호를 위해 도산 사업장의 대지급금 범위를 '최종 3개월 임금'에서 '최종 6개월 임금'으로 넓히는 내용이 담겼다.
아직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되진 않았으나 임금체불 범죄 법정형을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높이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지난 6일 기후노동위 전체회의에서 가결됐다.
하도급 내 임금비용 구분 지급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함께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해당 법안들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국회 본회의가 열리면 의결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체불 명단공개 사업주 대상을 확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법안소위 논의에 오르지 못했다.
이 외에 퇴직연금 도입의 단계적 확대를 위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 전자대금지급시스템을 연계하는 건산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노동부는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산재 사망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만인율)을 현재 1만명당 0.39명에서 203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0.29명으로 감축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임금체불은 현재 연간 2조원 수준에서 2030년까지 1조원 이하로 낮춘다는 목표다.
이런 목표 실현을 위해 노동부는 관련 입법 마련이 필요하며, 이달 내에 국회 설득 작업 등을 통해 최대한 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동부 관계자는 "아직 상임위를 넘지 못한 법안도 추후 법사위가 열리기 전에 상임위를 통과하면 국회 본회의에 오를 수 있다"면서 "최대한 2월에 통과시킨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ok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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