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 중 ‘처분금지가처분’ 등기되면 전세금 반환 사실상 마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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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소송 중 ‘처분금지가처분’ 등기되면 전세금 반환 사실상 마비된다

뉴스로드 2026-02-07 16:26: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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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A법정에서 재판 개정 안내가 켜진 가운데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최지훈 기자]
서울중앙지법 A법정에서 재판 개정 안내가 켜진 가운데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최지훈 기자]

이혼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임대주택이 재산분할 대상이 되면, 부동산 등기부에 ‘처분금지가처분’이 설정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문제는 이 가처분 등기가 찍히는 순간, 임대차 시장의 정상적인 순환 구조가 사실상 멈춰 버린다는 점이다. 신규 세입자 유치가 어려워지면서 기존 임차인의 전세금 반환이 장기간 표류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7일 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는 “처분금지가처분 등기는 말 그대로 해당 부동산을 마음대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묶어두는 법적 장치”라며 “그러나 임차인 입장에서는 이 등기 하나로 다음 세입자를 구해 보증금으로 돌려받는 통상적인 회수 루트가 거의 차단된다”고 했다.

엄정숙 변호사에 따르면, 실무에서 임차인들은 집주인 부부가 이혼소송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계약만 끝나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처분금지가처분이 등기부에 기재되는 순간 상황은 급변한다. 신규 임차인 입장에서는 권리관계가 불안정한 주택에 들어갈 이유가 사라진다. 전세자금대출 심사도 까다로워지고, 향후 소유권 분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거래 자체가 위축된다.

결과적으로 임대인은 보증금을 마련할 통로가 막히고, 임차인은 계약이 종료돼도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구조에 갇힌다. 매매가 어렵고, 재임대도 힘든 이중 봉쇄 상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엄 변호사는 “핵심은 등기부에 찍힌 처분금지가처분이 시장 전체에 ‘위험 신호’로 작동한다는 점”이라며 “매매가 막히면 임대인은 목돈을 마련할 방법이 줄어들고, 신규 임차인이 들어오지 않으니 보증금 돌려막기도 불가능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임차인이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은 전세금반환소송을 통해 반환 채권을 확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임차인의 퇴거 시점이 다가오는데도 반환 일정이 확정되지 않으면 생활상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진다. 이사 일정이 꼬이고, 새 집 계약금과 중도금 마련에 차질이 생기며, 임시 거주비용까지 발생한다. 그럼에도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는 판단을 반복하면 임차인이 떠안는 것은 불확실성뿐이다.

엄 변호사는 “처분금지가처분이 등기된 사건은 ‘다음 세입자만 구하면 해결된다’는 통상 공식이 거의 통하지 않는다”며 “이런 경우에는 계약 종료, 인도와 원상회복, 보증금 정산 등 법률관계를 명확히 정리한 뒤 반환소송을 통해 회수 기준점을 먼저 세워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전세금반환소송은 단순히 집주인과 다투기 위한 절차가 아니라, 보증금을 ‘약속’이 아닌 ‘확정된 채권’으로 바꾸는 과정”이라며 “소송을 통해 판결을 받아 두면 강제집행, 보전처분 등 실질적인 회수 수단을 단계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법률가들은 이혼소송과 재산분할 분쟁이 얽힌 임대차 사건에서 임차인이 집주인 부부의 내부 사정을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을 특히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부 간 다툼이나 소송 장기화는 임차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결국 임차인의 전세금 회수는 ‘누가 이기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어떤 방식으로 확정하느냐’의 문제다. 처분금지가처분이 등기된 순간부터는 기다림이 아니라 법적 절차가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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