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대한상의 통계 가짜뉴스” 직격… 경제단체 공신력 벼랑 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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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대한상의 통계 가짜뉴스” 직격… 경제단체 공신력 벼랑 끝에

뉴스로드 2026-02-07 16:22: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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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를 향해 “고의적 가짜뉴스”라는 표현을 쓰며 정면 비판에 나섰다. 경제정책 논쟁에서 보기 드문 수위다. 한 줄 통계를 둘러싼 공방이 대통령과 국내 최대 경제단체 간 공개 충돌로 번진 것이다.

발단은 대한상의가 지난 3일 배포한 ‘상속세수 전망분석 및 납부 방식 다양화 연구’ 보도자료였다. 해당 자료에는 해외 조사 결과를 인용해 “지난해 한국을 떠난 고액 자산가가 2400명으로 전년 대비 두 배로 늘어 세계에서 4번째로 많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대한상의는 이 수치를 상속세 제도 개선 필요성을 설명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해당 수치가 영국의 이민 컨설팅 업체가 집계한 자료를 토대로 한 추정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조사 방식이 명확하지 않고 실제 이주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근거도 부족해, 학술적·공식 통계로 활용하기에는 신뢰성이 낮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재명 대통령 X 캡쳐
이재명 대통령 X 캡쳐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오전 소셜미디어 엑스(X)에 관련 내용을 비판한 칼럼을 공유하며 공개 대응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법률에 의한 공식 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런 짓을 공개적으로 벌인다니 믿어지지가 않는다”며 “사익 도모와 정부 정책 공격을 위해 가짜뉴스를 생산·유포하는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주권자 국민의 판단을 흐리려는 고의적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장치를 만들어야겠다”고 했다. 통계 인용 문제를 단순한 실수 차원이 아니라, 공신력을 악용한 행위로 규정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대통령의 공개 비판이 나오자 대한상의는 몇 시간 만에 사과문을 발표했다. 대한상의는 “고액 자산가 유출 관련 외부 통계를 충분한 검증 없이 인용해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했다”며 “이에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자료 작성 과정에서 사실관계와 통계의 정확성을 충실히 검증하고, 이를 객관적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내부 시스템을 보강하겠다”고 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사진=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사진=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 회장은 “책임 있는 기관인 만큼 데이터를 면밀히 챙겼어야 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경제단체 수장이 논란이 된 사안을 두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정치권 비판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한상의의 자료 인용 방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창진 민주당 선임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존재하지도 않는 ‘백만장자 탈한국’ 괴담을 사실인 양 유포했다”며 “공신력 있는 단체가 특정 이해관계를 위해 허위·과장 정보를 생산했다면 그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고 했다.

민주당은 또 “해당 수치는 상속세와 직접 관련이 없고, 실거주 이전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은 추정치”라며 “공신력을 가장한 가짜뉴스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재발 방지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번 사태는 상속세 제도를 둘러싼 정책 논쟁을 넘어, 통계 신뢰성 문제로까지 번졌다. 경제단체가 정책 메시지를 제시할 때 어떤 자료를 근거로 삼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드러낸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 본회의장 전경 [사진=최지훈 기자]
국회 본회의장 전경 [사진=최지훈 기자]

이번 논란을 계기로 정책 논쟁의 출발점이 되는 통계 검증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됐다. 공식 경제단체가 발표하는 자료는 정부 정책과 시장 판단, 여론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수치의 출처와 신뢰성을 더욱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개 비판으로 촉발된 이번 사태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대한상의는 내부 검증 시스템 강화를 약속했고, 정치권은 제도 개선을 거론하고 있다. 통계 하나가 만든 파장은 경제정책 논쟁의 문법 자체를 흔들어 놓았다.

결국 이번 사태가 남긴 교훈은 분명하다. 통계는 의견이 아니라 사실이어야 하고, 공신력은 선언이 아니라 검증에서 나온다. 대통령의 한마디보다, 숫자의 무게가 더 큰 책임을 묻는 시대라는 점을 이번 논란이 다시 확인시켰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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