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민트’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휴민트는 human(사람)과 intelligence(정보)의 합성어로,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얻은 정보를 뜻한다.
관람 전까지는 익숙한 첩보 액션 영화가 아닐까 싶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휴민트’는 사람이 사람을 구하는 이야기,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품이었다.
류승완 표 액션 영화의 교과서 다운 연출에 멜로 한스푼을 더하니 보는 맛이 살아난다. ‘휴민트’에는 박정민의 멜로가 ‘킥’이다. 어둠을 뚫고 등장하는 박정민의 첫 장면에서는 인간 병기다운 서늘함이 느껴진다. 그러나 옛 연인 신세경과 재회한 이후, 감정 따윈 존재하지 않던 인간 병기가 서서히 인간이 된다.
가수 화사의 ‘굿 굿바이’ 뮤직비디오와 청룡영화상 무대에서 짧게 보였던 박정민의 멜로를 무려 119분 동안 밀도 있게 만날 수 있다. 박정민은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화제성이 결코 운이 아니었음을 확실히 증명했다.
신세경 역시 박정민과의 멜로를 설득력 있게 소화해냈다. 북한 사투리도 전혀 이질감이 없으며, 극 중 노래 장면까지 무리 없이 소화해내는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특히 수동적인 여성 캐릭터나 남성 캐릭터의 조력자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만의 선택과 인생을 살아가는 인물로 극에 힘을 보탠다.
그렇다면 액션의 비중이 줄어들었느냐. 그건 아니다. 조인성의 시원시원한 액션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길게 뻗은 팔다리와 늠름한 피지컬을 앞세워 군더더기 없는 액션을 완성한다.
박정민은 거침없는 움직임으로 또 다른 결을 더한다. 전작에서 호흡을 맞춘 조인성과의 액션 합은 딱 맞는 퍼즐처럼 흐름이 매끄럽다. 여기에 박해준의 액션까지 더해지며, 거친 에너지와 긴장감이 영화의 재미를 한층 끌어올린다.
최근 들어 이렇게 시원한 액션을 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스크린을 꽉 채우는 생생한 액션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IMAX 관람을 추천한다.
김승현 기자 tmd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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